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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책과 여자를 놓고서....

orchid mom 2010. 9. 17. 14:54

 

 

 

    책과 여자를 놓고서....

     

     

    책을 앞에 놓고 물끄러미 쳐다본다.

    바람같은 놈일까 아니면 바위같은 놈일까?

    소프라노의 향연일까 아니면 흥청거리는 저잣거리의 소란일까?

    홀라당 벗겨 구석구석 활자들을 어루만질만 한가 아니면 감상문 몇 줄로 충분한 책인가?

     

    책을 고르는 것은 친구를 고르는 것과 같다.

    나쁜 책은 나쁜 친구와 같다. 버릴 수 없을 땐 물들고야 만다는 것이 책의 힘이다.

    책에는 몇 종류가 있다.

    꼭꼭 씹어 먹어야 할 책과 자주 들출만한 이유가 있는 책과 한 번만 읽어도 되는 책과

    남의 소견만으로도 충분한 책. 읽을 방법을 고르는 것은 중요하다. 

     

    책은 풍경과 같다. 보는 사람의 눈에 따라 풍경이 바뀐다.

    작가의 의도는 50 %이고 나머지는 독자가 건져내는 것이다.

    그러므로 나머지 50 %는 읽는 이의 몫이다.

    책보다 더 중요한 건 책을 손에 쥔 독자의 눈이다.

    누구나 읽는 책의 내용이 아니라 당신만이 읽어내는 책의 흐름이어야 한다.

     

    여자를 앞에 두고서 물끄러미 쳐다본다.

    바람같이 스쳐갈 여자일까 아니면 버려도 버려지지 않을 여자일까? 

    여인의 향기를 품었을까? 독기만을 품었을까?

    홀라다 벗겨 구석구석 애틋할까 아니면 심성이 곳곳한 체면치레를 할까?

     

    여자를 고르는 것은 책보다도 어렵다. 운명에 속한다.

    나쁜 여자는 쫑나는 인생으로 통한다.

    버릴 수 없을 땐 물려 들어가고야 마는 것이 여자이다.

    여자는 이렇게 나누기도 한다. 

    안아도 지치지 않는 여자와 가끔 안고 싶은 생각이 나는 여자와

    한 번으로 다한 여자와 원래 궁금하지 않은 여자. 

     

    여자는 풍경이다. 그녀를 안는 남자에 따라 여자는 바뀐다.

    여자의 본래는 50 %이고 나머지는 그녀를 안는 남자의 몫이다.

    남자가 그녀의 샘을 열어주는 것이다.

    여자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여자를 안는 남자의 마음이다.

    누구에게나 똑같은 여자가 아니라 당신만의 여자로 느끼게 해주는 것이다.

     

    공평스럽지 못하게도 책은 

    평생 벗할 것들이 여럿 있는데 

    몇 명의 여자와 평생 벗한다는 말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고들 한다.

     

    문학= > 꽃 과 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