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em
[스크랩] 고적한 밤 - 한용운
orchid mom
2011. 3. 17. 09:38
고적한 밤 / 한용운
하늘에는
달이 없고 땅에는
바람이 없습니다.
사람들은
소리가 없고
나는 마음이 없습니다.
우주는 주검인가요.
인생은 참인가요.
한 가닥은
눈썹에 걸치고,
한 가닥은
작은 별에 걸쳤던
님 생각의 금실은
살살살 걷힙니다.
한 손에는
황금의 칼은 들고
한 손으로 천국의 꽃을 꺽던
환상의 여왕도
그림자를 감추었습니다.
아아, 님 생각의 금실과
환상의 여왕이
두손을 마주잡고,
눈물 속에서
정사(情死)한 줄이야
누가 알아요.
우주는 주검인가요.
인생은 눈물인가요.
인생이 눈물이라면
죽음은 사랑인가요
출처 : FREE-ZONE
글쓴이 : gungwool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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