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em
[스크랩] 난 초
orchid mom
2011. 7. 29. 16:48
- 난 초 / 신석정
난초는
얌전하게 뽑아올린 듯 갸륵한 입새가 어여쁘다
난초는
건드러지게 처진 청수한 잎새가 더 어여쁘다
난초는
바위틈에서 자랐는지 그윽한 돌냄새가 난다
난초는
산에서 살던 놈이라 아무래도 산냄새가 난다
난초는
예운림(倪雲林)보다도 청담한 풍모를 갖추었다
난초는
도연명(陶淵明)보다도 청담한 풍모를 갖추었다
그러기에
사철 난초를 보고 살고 싶다
그러기에
사철 난초와 같이 살고 싶다
-
연(蓮)꽃 / 신석초
내가 옛 동산을 거니다니
깊은 못 속에, 푸른 이끼 끼어 어리고
붉은 연꽃은 피어나서
아나한 송아리를 들었에라.
붉게 피어난 연꽃이여 !
네가 꿈꾸는 네안(涅槃)이 어디런가
저리도 밝고 빛난 꽃섬들이
욕망하는 입술과도 같이, 모두
진주의 포말로 젖어 있지 않은가
또 깊은 거울엔, 고요가 깃들고
고요에 잠든 엽주(葉舟)는 저마다
홍보석을 실어서, 옛날 왕녀가 버린
황금 첩지를 생각케 하누나.
오오, 내 뉘야 오렴아 ! 우리
님프가 숨은 이 뜰을 나려
연잎 위에, 오래고 향그러운 아침 이슬을
길으리.
출처 : 두엄자리
글쓴이 : 조각의top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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