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em

기다림의 나무 - 이정하

orchid mom 2012. 2. 10. 20:05


 기다림의 나무 / 이정하 
내가 한 그루 나무였을 때 
나를 흔들고 지나가는 그대는 바람이었네. 
세월은 덧없이 흘러 
그대 얼굴이 잊혀 갈때쯤 
그대 떠나간 자리에 나는 
한 그루 나무가 되어 그대를 기다리리. 
눈이 내리면 늘 빈약한 가슴으로 다가오는 그대. 
잊혀진 추억들이 눈발 속에 흩날려도 
아직은 황량한 그곳에 홀로 서서 
잠 못 들던 숱한 밤의 노래를 부르리라. 
기다리지 않아도 찾아오는 어둠속에 
서글펐던 지난날의 노래를 부르리라. 
내가 한 그루 나무였을 때 
나를 흔들고 지나간 그대는 
바람이었네... 
 

 


♬ Les Larmes du Jacqueline / Offenba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