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em

등대 - 이홍섭

orchid mom 2012. 5. 18. 09:55

 

 

 

 

 

등대  -

 

 

       

나 후회하며 당신을 떠나네

 

후회도 사랑의 일부

후회도 사랑의 만장 같은 것

 

지친 배였다고 생각해 주시게

불빛을 잘못 보고

낯선 항구에 들어선 배였다고 생각해 주시게

 

이제 떠나면

다시는 후회가 없을 터

등 뒤에서, 등 앞으로

당신의 불빛을 온몸으로 느끼며

눈 먼 바다로 나아갈 터

 

후회도 사랑의 일부

후회도 사랑의 만장 같은 것이라

 

나 후회하며

어둠 속으로 나아가네

 

 

 

- 이홍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