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em

아사녀에게 - 최삼용

orchid mom 2012. 6. 16. 21:38

 

 

 

 

 

 

아사녀에게  -



백, 천만번 오직으로 정을 쪼아
영지못 잔여울에 탑 그림자 걸었으나
비구름 가려 흔적조차 잃었더라


기별을 꽃송이처럼 흔들며
청운,백운교 건너 안겨볼 님의 품은
날개젖은 나비되어 슬픔으로 어리고


우기철 날비의 숫자만큼
동한기 펄펄눈 숫자만큼
아사녀 눈물은 영지의 못물되어
차곡차곡 불었으랴


임모습 행여라도 그림자로 비칠세라
삭을달 만월되기 어언 몇몇 해
오매불망 드린 치성 혼이라도 남고져
무영탑 찾다가 석불좌상 되었누


영지에 드리울 시탑은 이리 낮고 아득한데
무릇, 나는 오늘도 글을 쪼아 시로 빚는 아사달
너는 언제나 시그림자를 쫓는 아사녀

 

 

 

-  바브시인   최삼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