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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날이 있어. 느려터진 저녁바람처럼 가장 낮은 속도로 천천히 집으로 돌아오고 싶은 날 말이야. 그 바람 사이사이로 환청처럼 들리는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오래된 옛노래들. 그 가사가사에 박혀 있는 어떤 날의 바래진 기억들. 결국 나는 한적한 곳에 차를 세워놓고 내친김에 지는 노을까지 보고 가자고 내 자신에게 조르기도 하지. 그러고 보면 이 길로 나는 얼마나 다녔을까.. 누군가를 마중하기도 하고, 배웅하기도 했던 이 길에 혼자 서 있다고 생각하니 슬퍼져. 왜 그런지 슬퍼져. 나는 그런 슬픔을 아껴 먹으며 집으로 돌아오곤 했던거야. 그 슬픔 뒤엔 잘 생각해 보면 어느 한 사람이 있어. 다시는 돌아가지 않을, 돌아오지도 않을 그런 사람. 라디오의 엔딩곡이 흘러나와. 언제나 그렇듯 끝까지 듣지도 못하고 끝나 버리는 엔딩곡. 다음에 사랑을 한다면, 명랑한 음율로 시작하는 라디오의 오프닝곡처럼 그렇게 사랑할 거야. 그런 날이 있었어. 어느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그렇게 멈춰서서 독백처럼 내일을 메모하고 돌아오는 날 반지인 / 그리고 休 중 슬픔이라는건 참이상해아무 이유도 없이 눈물이 쏟아지는 그런 경험.요즘 난 허방다리를 딛듯 그런 슬픔에 자주 빠져.책을 읽다가도, 텔레비젼을 보다가도, 아침에 눈을 떳을때도장바구니를 들고 현관에 들어서서 신발을 벗다가도,문득 눈물이 후두둑 떨어져.나는 당신이 슬퍼정말이야전경린 / 열정의 습관 中 명랑하게 말하려면 할수록 가슴이 먹먹해진다.마음속과 반대의 표정을 짓는것이 너무나 서먹하다.지금부턴 이렇게 마음속과는 달리 반대로 살아가게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든다.울고싶은데 웃고, 성이 나는데 화가 안났다고 하고,오래전에 왔는데 아까왔다고 하면서 신경숙 / 외딴방절망이라든지 고독이라든지 공허와 같은 말이 있다. 외톨이가 되어 몸과 마음이 괴롭다고 하면 될 것을 일부러 그런 어려운 말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있다. 물론 그들도 조금은 겸연쩍어서 남에게 "나는 지금 절망하고 있습니다." 라는 말은 잘 하지 않는다. 글로는 쓴다. 감상적인 일기의 한 페이지 속에... 절망이니 고독이니 공허니 하는 말은 소리 내어 표현할 종류의 언어가 아니다. 성대를 울리지 못하는 마음속 현상. 거기에 그런 이름이 붙어 있다.야마다 에이미 / 120% Cool 중에서어떤 책에는 우리 마음 속 깊이 와닿아 영원히 새겨지는 페이지가 있는데,그것은 작가가 특출한 솜씨를 발휘해서가 아니라 이야기 스스로 써 내려가기 때문이다.마치 그 스스로 의 흐름때문에, 너무나 우리의 마음 속 깊이 와 닿아 도무지 잊을 수 없는 경우 말이다.그 페이지는 그것만의 논리가 있기 때문이다. 그 페이지가 우리 마음에 혹은 머리에 남는다면 우리는 그것을 명문장가가 그의 펜으로 창조하는 페이지가 아니라, 그 하나하나를 우리 삶속의 천국과 지옥의 시간들처럼, 오랜 세월 기억할 감동적이며, 비통스럽고, 눈물겨운 순간처럼 기억할 것이다검은책 / 오르한 파묵
♬ Only When I Sleep - The Corr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