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모릅니다...
그를 처음 만난 날..
내앞에 앉아있는 그를 보면서 가슴 떨림에 고른
호흡하기 어려웠다는 걸..
커피잔 들때 바들바들 떠는 부끄러운 손 보이고 싶지 않아
일부러 마시기 편한 쉐이크로 주문 했다는 걸..
그렇게 태연한 척.. 차분한 모습 보이려
무척이나 노력했던 나를..그는 모릅니다..
그를 두번째 만난 날..
들뜬 기분에 약속시간보다 30분먼저 도착한 나..
우산을 접으며 입구로 들어오는 그를 보면서
주님께 짧은 감사기도 드렸다는 걸..
그날 그가 너무 멋있어 보인다고,,
참 근사하다고 말하고 싶었지만,,
차마 말하지 못했던 나를..그는 모릅니다..
그를 세번째 만나던 날..
걷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던 내게
걷는 즐거움을 느끼게 해주었던..
아빠손 말고도 편하게 잡을 수 있는 손이 또 있구나라고
생각하게 했다는 걸.. 그는 모릅니다..
그를 네번째 만난 날..
내 손이 다른 사람보다 유난히 좁고 길다는 얘기에
잠들기 전 침대에 누워 손바닥 펴들고 요리조리 살폈다는 걸..
손이 차가운 걸 별로 좋아하지 않는 것 같아
그를 만나러 가는 동안 내내 손을 접었다 폈다 하면서
따뜻하게 만들었다는 걸..
'오늘은 손이 따뜻하네'라는 그의 말에 내심 기뻐하던 나를..
그는 모릅니다..
그를 다섯번째 만난 날..
내게 줄 선물을 준비하느라고 늦게 온 거면서
괜히 내 눈치만 보던 그.. 그런 그가 너무 귀여워
꼭 안아주고 싶었지만 택시 기사 아저씨 눈때문에
그저 창밖만 바라봤다는 걸..
눈가에 눈물이 이만큼 고였다는 걸..그는 모릅니다..
둘이 나란히 앉았던 도서관 앞 벤치가
힘든 일이 있을 때 혼자 찾았던 그 벤치였다는 걸..
벤치에 더이상 혼자가 아닌 그와 있을 수 있어
더 큰 의미를 부여했다는 걸.. 그는 모릅니다..
그를 여섯번째 만난 날..
한동안 만나지 못했던 그 시간 내내
잠시도 떠올리지 않은 적이 없었는데..
그냥 보고 싶었다는 말한디로 대신했던 나를..
그는 모릅니다..
한강을 볼 때 단 둘이길 바랬던 내게
그의 친구와의 동행은 작은 실망이었다는 걸..
그는 모릅니다..
그를 일곱번째 만난 날..
그 사람 앞에서 처음으로 눈물 보인 날
눈물의 의미가 하루종일 연락하지 않은 그를 원망하는 것도,,
무작정 기다린 시간이 억울해서도 아니었다는 걸..
그저 사람사이에서 부딪히며 지쳐있던 내게
그가 얼마나 큰 위안이였는지..그를 보는 순간 가슴이 벅차올라
흘린 행복의 눈물이였다는 걸.. 그는 모릅니다..
그는 아직도 모릅니다..
그가 나에게 어떤 의미인지
그는 모릅니다..
- 황수정 "고백 앨범"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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