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em

[스크랩] 西向

orchid mom 2010. 9. 13. 10:21

 

 

 

       

 

 

 

西向

 

             이규리

 

 

내 몸이 너무 가늘어 그 사람 숨겨 둘 데 없습니다

 

혼자 바라보는 저녁 산에 소름이 돋고

 

오래 바라보다 꿈쩍 않는 산 하나 옮깁니다

 

사람과 이별하는 일은 그렇게 자리를 바꾸는 일이지요

 

동서남북을 죄다 흔드는 거지요

 

말을 줄이는 일은 여기서 비롯됩니다

 

내 야윈 겨드랑이를 몇 알 열매가 붙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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