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em

[스크랩] 마른 기침 - 라에

orchid mom 2010. 10. 1. 09:14
 
마른 기침 / 라에
살다가 보면
겨울에 찾아드는 우포늪의 철새처럼
또 만날 날이 있겠지요
못 만나는 동안
고양이 발자국에 빗물 고이듯
더러 그리움이 고이기도 하겠지요
비가 내리는 날
허름한 골목 식당에서 우거지 국 
밥 말아먹다가 창 밖
골목 어귀에 우산을 들고 서있는 한 여인을 보자
못 견디게 쓸쓸해 
고장 난 신호등 같은 밥 한 끼와 
허우적이기도 하겠지요
성모상에 무릎을 꿇고 싶은
기도 같은 변두리 포장마차에서
마지막 잔을 놓으며 '칼의 노래'도 부르겠지요
그러다
그러다
이슬 촉촉하게 박힌 서늘한 가로등 불빛 아래서 
만나고 또 헤어지는 뜻 모를 시간에서
뜻 모를 시간으로 사라져가는 우리들이 아닌가
괜찮다고 누구나 이별 하나쯤은 가슴에 담고 살아간다고
그렇게
그렇게 살아가는 거지요..
출처 : FREE-ZONE
글쓴이 : gungwool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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