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em

[스크랩] 딱, 하루만 - 박동월

orchid mom 2011. 3. 15. 10:04

 



 
 
딱, 하루만 / 박동월

 

 


딱 하루만 그러고 싶다
마침표 없는 그냥 쉼표로만 살고 싶다
환장할 만큼 좋아하던 석양빛에 물들어
끝없이 펼쳐지는 바닷길을
물결따라 머리 풀고 춤을 추는 해초들처럼
나도 미친 듯이 그렇게 춤을 추며
그렇게, 딱 하루만 걸었으면 좋겠다

향기 없는 들꽃이어도 좋으니
그 무리 속에 그렇게 딱, 하루만
무심코 지나가는 바람이
실실거리며 비웃고 가더래도
나, 그리 딱 하루만 숨어 살고 싶다

그러다 당신이 살짝
얼굴 내밀고 아는 체 하면
하찮은  풀꽃이어도 좋으니
그냥 당신에게 뿌리내려
딱, 하루만

 

 

 

 

 




출처 : FREE-ZONE
글쓴이 : gungwool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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