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em

[스크랩] 새는 날아가면서 뒤돌아 보지 않는다 - 류시화

orchid mom 2011. 5. 31. 10:37

 

 

 

 

새는 날아가면서 뒤돌아 보지 않는다 / 류시화

 

 

 

 

시를 쓴다는 것이
더구나 나를 뒤돌아 본다는 것이
싫었다, 언제나 나를 힘들게 하는 것은
나였다

 


다시는 세월에 대해서 말하지 말자
내 가슴에 피를 묻히고 날아간
새에 대해
나는 꿈 꾸어선 안 될 것들을 꿈꾸고 있었다
죽을 때까지 시간을 견뎌야 한다는 것이
나는 두려웠다

 

다시는 묻지 말자
내 마음을 지나 손짓하며 사라진 그것들을
저 세월들을
다시는 돌이킬 수 없는 것들을
새는 날아가면서
뒤돌아 보는 법이 없다

 


고개를 꺾고 뒤돌아 보는 새는
이미 죽은 새다

 

 

 

 

 


출처 : FREE-ZONE
글쓴이 : gungwool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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