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em

서글픈 바람 - 원 태 연

orchid mom 2012. 6. 20. 12:25

 

 

 

서글픈 바람

                                                                                                          

 

누가 오기로 한 것도 아니면서

누굴 기다리는 것처럼

삐그덕 문소리에

가슴이 덜컹 내려앉는다.

 

누가 오기로 한 것도 아니면서

누굴 기다리는 것처럼

두 잔의 차를 시켜 놓고

막연히 앞잔을 쳐다본다.

 

누가 오기로 한 것도 아니면서

누굴 기다리는 것처럼

마음 속 깊이 인사말을 준비하고

그 말을 반복한다.

 

누가 오기로 한 것도 아니면서

누굴 기다리는 것처럼

나서는 발길

초라한 망설임으로

추억만이 남아 있는

그 찻집의 문을 돌아다본다.

 

-  원태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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