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처럼 아름다운 말을 당신 가슴에 새기다
사람을 사랑한다는 것은 그 사람을 내 가슴속 세계로 초대하는 것이다.
그래서 지금껏 내가 키운 갖가지 감정의 세계에서
그 사람이 아름답고 행복해지도록 자유로이 거닐게 하는 것이다.
노을이 물들 때마다 안락의자를 내 주어 쉬게 하는 것이고,
깊은 밤에 이불을 다독거려 주듯 나의 기도를 덮어주는 것이리라.
그 사람에 대한 사랑으로 인한 거라면 나는 다 괜찮다.
모든 것을 감당할 수 있다.
내 감정의 최후까지 묵연히 서서 내가 그에게 내준 마음으로 인해
그가 편안하고 즐거워진 다음에야 나는 비로소 즐거워 할 것이다.
내게 있어 사랑의 느낌과 모양은 맑은 물과 가장 흡사하다.
물방울이 모인 물은 나누면 나누는 만큼 작은 물방울로 나누어지고,
모이면 모이는 만큼 서로를 흔적없이 껴안아 하나가 된다.
짜증나고 피곤하고 힘들고 마르고 강퍅한 것들조차
내 사랑이 닿으면 뽀득뽀득 얼굴이 씻겨지고 손과 발이 씻겨진다.
깨끗해지고 정갈해지고 단정해진다.
내게 있어서 사랑의 느낌과 모양을 말로 표현하라면 바로 그런 물방울 같은 것이다.
물은 만물에 촉촉이 스며든다.
내 마음에 스미는 물의 감촉은 사랑이 번져드는 투명의 손길처럼 아주 매끄럽고 다정하다.
- 김 하 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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