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람이 되고픈 나무 하나 있었지 -
바람이 되고픈 나무 하나 있었지
하늘 향해 훨훨 떠다니는 구름이 부러워
온몸을 바람에 맡겨도
부여잡힌 뿌리의 무게로하여
오늘도 날개털이로 흔들리며 흔들리며
바람앞에 묵묵히 서 만 있다네
어떤 날은 비가와 몸을 적시고
어떤 날은 달이 찾아와 잠시 쉬어도 가건만
언제나 어디론지 떠나고파
바람이 되고픈 나무 한그루
그러나 끝내는 제 자리가 제일 좋아서
별빛을 조랑조랑 가지끝에 매달고
밤을 지새노라면
검은 그림자마저 길게 끌리는 불현 듯 아침
쉴 곳 찾아 안겨든 몇마리 참새
재조잘대는 얘깃거리에 아침해가 빙그레 웃고
오늘도 선채로 이 자리에서 먼뎃 님 향해
바람결에 안부 하나 걸어 본다오
- 최삼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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