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해"
"뭐가?"
그녀가 고개를 돌리며 묻습니다.
"사랑한다는 말 말고, 더 좋은 말을 찾을 수가 없어.
사랑해."
그의 사랑한다는 말이 귓가를 덮고,
간질 간질 나에게 속삭입니다.
"나도 그래.. 그래서 안타까워."
사랑이 사랑에게 말합니다.
불안해하지 말라고,
한 사람은 조금 빨리 한 사람은 조금 느리게 걸으면
다시 나란히 걸을 날이 올 거라고..
사랑이 사랑에게 말합니다.
칭찬이 하늘에 닿을 만큼 자신의 연인을 치켜 세우라고,
자신의 연인이 존중받을 때 자신도 존중받게 된다고…
사랑이 사랑에게 말합니다.
매일매일 평범하게 사랑할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
충분히 행복하다고,
사랑이 일상이 된다는 것보다 행복한 일은 없다고…
사랑이 사랑에게 말합니다.
그녀를 보고 환히 웃어라고,
지난 사랑을 소중히 여기는 사람이
지금의 사랑도 소중히 여길 줄 아는 사람이라고…
내가 당신을 얼마만큼 사랑하는지
당신은 알지 못합니다
이른 아침 감은 눈을 억지스레 떠야하는
피곤한 마음속에도
나른함속에 파묻힌채 허덕이는 오후의 앳된
심정속에도
당신의 그 사랑스러운 모습은 담겨 있습니다
내가 당신을 얼마만큼 사랑하는지
당신은 알지 못합니다
층층계단을 오르내리며 느껴지는
정리할수 없는 감정의 물결속에도
십년이 훨씬 넘은
그래서 이제는 삐걱대기까지 하는 낡은 피아노
그 앞에서 지친 목소리로 노래를 하는 내 눈속에도
당신의 그 사랑스러운 마음은 담겨 있습니다
내가 당신을 얼마만큼 사랑하는지
당신은 알지 못합니다
하지만 언젠가는 당신도 느낄수 있겠죠
내가 당신을 얼마만큼 사랑하는지
당신도 느낄수 있겠죠
비록 그날이
우리가 이마를 맞댄채
입맞춤을 나누는 아름다운 날이 아닌
서로가 다른 곳을 바라보며잊혀져가게 될
각자의 모습을 안타까워하는그런 슬픈 날이라 하더라도
나는 후회하지 않습니다
내가 당신을 얼마만큼 사랑하는지
당신은 알지 못합니다
그러나 내가 당신을 사랑하는건
당신께 사랑을 받기 위함이 아닌
사랑을 느끼는 그대로의 사랑이기 때문입니다
사랑이 사랑에게 말합니다.
헤어졌다는 사실을 이제 그만 인정하라고,
부둥켜안고 있으면 있을수록 심장만 조여온다고…
사랑이 사랑에게 말합니다.
이별의 특효약은
자신에게 시간을 주지 않는 거라고,
아파할 시간도 그리워할 시간도 주지 않는 거라고…
사랑이 사랑에게 말합니다.
기적 없인 사랑도 없다고,
수많은 사람들 중에당신과 그 사람이 만난 것
그 자체가 기적이라고..
이 세상에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보다
더 좋은 일이 어디 있으랴.
그것은 평화요
안식이요
이 세상의 마지막이요
처음이다.
정호승 / 연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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