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em

[스크랩] [곽재구] 소나기

orchid mom 2015. 5. 27. 13:33



 

소나기


             - 곽재구            


저물 무렵
소나기를 만난 사람들은
알지

누군가를 고즈넉이 그리워하며
미루나무 아래 앉아 다리 쉼을 하다가

  쏟아지는 소나기를 바라 
사람들은 알지

자신을 속인다는 것이
얼마나 참기 힘든 격정이라는 것을

사랑하는 이를 속인다는 것이
얼마나 참기 힘든 분노라는 것을

 소나기에
가슴을 적신 사람들이라면 알지

자신을 속이고 사랑하는 이를 속이는 것이
또한 얼마나 쓸쓸한 아름다움이라는 것을












    출처 : 두엄자리
    글쓴이 : 조각의top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