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em

[스크랩] 낙화 - 조지훈

orchid mom 2015. 6. 25. 12:55



 

 

 

 



낙화 


         

             - 조지훈



1

 

꽃이 지기로서니

바람을 탓하랴

 

주렴 밖 성근 달이

하나 둘 스러지고

 

귀촉도 울음 뒤로

먼 산이 다가선다

 

 

촛불을 꺼야하리

꽃이 지는데

 

꽃이 지는 그림자

뜰에 어리어

 

하이얀 미닫이가

오련 붉어라

 

 

묻혀 사는 이의

고운 마음을

 

아는 이 있을까

이를 저허 하노라

 

꽃이 지는 아침이면

울고 싶어라.

 

 

2

 

피었다 몰래 지는

고운 마음을

 

흰무리 쓴 촛불만

홀로 아노라

 

 

꽃이 지는 소리

하도 하늘어

 

귀 기울여 듣기에도

조심스러라

 

 

두견이도 한 목청

울고 지친 밤

 

나 혼자만 잠 들기

못내 설워라






출처 : 두엄자리
글쓴이 : 조각의top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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