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좋은 것
그냥 좋은 것이
가장 좋은 것입니다.
어디가 좋고
무엇이 마음에 들면,
언제나 같을 수는 없는 사람
어느 순간 식상해질 수도 있는 것입니다.
그냥 좋은 것이
가장 좋은 것입니다.
특별히 끌리는 부분도
없을 수는 없겠지만
그 때문에 그가 좋은 것이 아니라
그가 좋아 그 부분이 좋은 것입니다.
그냥 좋은 것이
그저 좋은 것입니다.
얼마나 좋을까
너의 작은 두 손에
붉은 장미가 아니더라도
하얀 안개가 아니더라도
내 마음 전해줄 수 있는
꽃 한 송이 안겨줄 수 있다면
너의 맑은 두 눈에
그리움이 아니더라도
보고픔이 아니더라도
내가 알아볼 수 있는
어떤 느낌이 비추어진다면
어느 한 사람이
내 생각으로 마음 고생을 한다면
목메이도록 나를 그리워해
전화벨 소리에도
가슴이 내려앉는다면
많이 미안하겠지만
그러고 산다는 걸
내가 알게 한다면
그리고 그 사람이 바로 너였으면
미련한결과
마음이 약해지면
평소에 지나쳤던 것을
자세히도 느끼게 된다
그래서 마음이 약해지면
이것저것
더 슬퍼질 일이 많이 진다
이것저것
찾아내서 슬퍼진다.
하나만 넘치도록
오직 하나의 이름만을
생각하게 하여 주십시오.
햇님만을 사모하여
꽃 피는 해바라기 처럼
달님만을 사모하여
꽃 피는 달맞이 꽃처럼
피어 있게 하여 주십시오.
새벽 종소리에 긴긴 여운
빈 가슴속에
넘치도록 채워주십시오.
하나만 넘치도록.
너를 그리며
멀리 있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사랑할 수 없는 건 아니잖아요
오히려 어딘가에 있을
그녀 모습을 가슴속으로 지켜보며
사랑하는게 더 아름다운 거 같아요
우리가 만날 수 있다면
우리가 한번만 서로를 볼 수 있다면
진짜 사랑할 수 있을텐데
사랑합니다 당신을...
비만 오면
비가 오면
생각나는 사람이 있습니다
빗속을 걸어본 적도
특별히 비에 관한
추억도 없는데
비만오면
그냥
생각나는 사람이 있습니다.
모릅니다
그 사람도 비를 보고
나를 떠올릴지도
하여간
비만 오면
괜히 우울하게 만드는 사람이 있습니다.
다 잊고 사는데도
다 잊고 산다
그러려고 노력하며 산다
그런데
아주 가끔씩
가슴이 저려올 때가 있다
그 무언가
잊은 줄 알고 있던 기억을
간간이 건드리면
멍하니
눈물이 흐를 때가 있다
그 무엇이 너라고는 하지 않는다
다만
못 다한 내 사랑이라고는 한다.
때늦은 편지
구름처럼 맴돌고 싶었다고,
바람처럼 스치고 싶었다고,
떠나지면 떠나지는 대로
만나지면 만나지는 대로
그런 사랑 했을 걸 그랬었다고...
비
저녁 내내 끊임없는 비
덧문을 닫고 스탠드를 켠다
조용한 것이 무거워 틀어놓은 음악과
덧문에 부딪히는 빗방울 소리가
가슴을 휘젓고 다닌다
저녁 내내 끊임없는 비
아직도 나는
사랑을 하고 있는 것 같다
누군가 다시 만나야 한다면
다시 누군가를 다시 만나야 한다면
여전히 너를
다시 누군가를 다시 사랑해야 한다면
당연히 너를
다시 누군가를 그리워해야 한다면
망설임 없이 또 너를
허나
다시 누군가와 이별해야 한다면
누군가를 떠나 보내야 한다면
두번 죽어도 너와는.....
혼자이기 때문입니다
티격태격 싸울 일도 없어졌습니다
짜증을 낼 필요도 없고
만나야 될 의무감도
전화해야 하는데 하는 부담도
이 밖에도 답답함을 느끼게 하던
여러가지 이유가 없어졌습니다
왜냐하면
이제는 혼자이기 때문입니다
다른 사람도 만나볼 겁니다
전에는 늦게 들어올 때
엄마보다 더 눈치가 보였는데
이제는 괜찮습니다
참 편해진 것 같습니다
근데... 이상한 건
시간이 너무 많이 남는다는 것입니다
아무 할일이 없어진 그 시간에
자꾸만 생각이 난다는 것입니다
왜일까 생각해 보니
이제는...
혼자이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사 랑
사랑이란 멀리 있는 것
멀리 있어 안 보이는 것
그렇게 바라만 보다 고개 숙이면
그제서야 눈물 너머로 어렴풋이 보이는 것
그래서 사랑은
더 사랑하는 사람의 것
상처 속에서만 살고 있는 것
눈물에 얼굴을 묻는다
너의 목소리, 눈빛, 나를 만져주던 손길,머릿결
부르던 순간부터 각인 되어버린 이름,
어쩌면 재앙과도 같았던 사랑
우리는 서로의 사랑에 그렇게 중독되어 갔다
니가 조금만 더 천천히 울어 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던 그 때
너의 눈물에 손끝조차
가져가 볼 수가 없던 그 때
단 한번 생각해 보지도 않았던 이유로
살점을 떼어내듯 서로를 떼어 내었던 그 때
나는 사람들이 싫었고 사람들의 생각이 싫었고
사람들의 모습을 쳐다 볼 수가 없었다
사랑도 결국에는 사람이 하는 일인가
우리는 사람으로 태어났기에
그렇게 서로를 버렸음에도 불구하고
단 한번뿐인 사랑을 지켜내지 못했었다
마지막임을 알고 만나야 했던 그날,
얼굴을, 목소리를, 상처를, 다시 한번 각인 시켰던 그날
너를 보내며 맑은 하늘을 올려다 보고 싶었던 기도를
하얀 눈이 까맣게 덮어 버렸던 그날,
이제 나는 무엇을 참아내야 하는가
이런 모습으로 이런 성격으로 이런 환경으로 태어나
그렇지가 않은 너를 만난 죄
니가 나를 사랑하게 만든 죄
내가 할 수 있는 노력이 그것뿐이었던 죄
그렇다면 이모든 나의 죄를 사할 수 있는 방법은
이렇게도 살아있음에 미련이 없음이
나를 더욱더 가볍게 만들어 준다
의미를 남겨두고 싶어 올려다본 하늘에
눈물에 얼굴을 묻던 너의 모습이 아련하게 스쳐간다
내가 태어나던 날의 하늘은 어떤 색깔이었을까.
한 잔 차속에 담긴 당신의 사랑
당신의 아침에 엷은 햇살과
부드러운 차 한잔이 있네.
커튼 사이로 스민 엷은 햇살이
테이블 위 당신의 흔적을 스치고
그 빛을 받은 식탁 앞엔
부드러운 차 한잔과
당신의 숨결이 있네.
당신의 아침엔
당신의 손길을 받은 모든 것과
그 모든 것을 상상하고 있는 내가 있네.
오늘 아침엔
유난히 당신의 아침이 잘 그려져
나의 아침도 이렇게 웃고 있네.
이토록 아름다운 날들을 허락해주신 당신께
내가 어떻게 감사하지 않을 수가 있겠습니까"
눈물에..얼굴을 묻는다...
나는 아침에 깨끗하고 똑똑해진다.
그래서 아침엔
당신을 더 가까이 느낄 수가 있다.
아무 말 하지 말고 조금도 미안해 하지 말고
우리의 추억을 버리기는 아까우면
그 마음을 전당포에 맡겨줘
언제 찾으러 온다는 말도 말고
나를 생각하라는 것도 아니야
시계 따위라 생각하고
가끔 불편할 때 생각해
필요하면
그 정도로 네가 약해져 있으면
그 때 찾아 줘
아무 말 하지 말고
조금도 미안해 하지 말고
욕심 Ⅰ
비 맞고 네가 걷고 있으면
우산이 되어줄게
옷이 젖어 떨고 있으면
따뜻한 커피가 되어 줄게
커피 마시다 허전해지면
분위기 있는 음악이 되어줄게
음악 듣다 뭉클해지면
눈물이 되어줄게
울다가 누군가 그리워지면
전화가 되어줄게
그대신 있잖아
꼭
우리집에 걸어야 돼
욕심2
단 한 번만이라도 듣고 싶다고
당신 입에서 나온 내 이름을
단 한 번이라도 보고 싶다고
당신 눈에 비친 내 얼굴을
날 잊을 수 없을 것 같다고
잊지 않겠다고
그냥 해본 소리라도 좋으니
단 한 번이라도
듣기를 원하고 있다고....
달팽이의 사랑
그래도 거기다
그랬어도 거기다
그래봤자 거기다
그러나 그 달팽이는
그래도 거기다
나무
왜 하필 나는
당신 가슴속에서
태어났을까요
넓은 곳에서
자유로운 곳에서
아름다운 곳에서 태어나지 못하고
여기서만 이렇게
자라나고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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