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률의 희망이란 노래알아?"라고 물었을 때, 나는 이상하게 심장이 아팠다. "모르겠는데, 하지만 어쩐지 굉장히 슬픈 노래일 것 같아." 제목이 희망 이라서 슬프게 여겨지는 걸까, 희망 인데도 슬프게 여겨지는 걸까. 대답은 둘 다 '그렇다'이다. 그 날 친구는 그 노래가 들어있는 김동률의 앨범을 사서 내게 주었다. 집으로 돌아온 나는 그 노래를 백 번쯤 들었다. "그래 한 번 살아보는 거라고, 더 이상 나 내줄 것도 없으니, 독한 맘이 다시 무너지는 것은, 내 아직 그대를 사랑하기에. 오, 사랑은 참 잔인해라, 무엇으로도 씻겨지지 않으니. 한 번 맘을 담근 죄로, 소리 없이 녹아내려 자취 없구나. 오, 사랑은 참 우스워라. 기나긴 날이 지나도 처음 그 자리에 시간이 멈춰버린 채로 이렇게 버젓이 난 살아 널 그리워하고 있으니." 김동률이 나 대신 울었기 때문에 나는 울지 않았다. 그리고 참, 사랑은 우스워라. 모든것이 녹아내려 자취없이 사라진다. 우리의 마음까지도. 황경신, FEBRUARY 2007 |
출처 : FREE-ZONE
글쓴이 : gungwool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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