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없이 작은 목소리였지만 금이간 얼음처럼 나는 흔들리고 불안했다.
무엇이...도대체..왜? 그리고 바로, 그녀는 울기 시작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그녀가 우는 이유를 알 수 없었다.
눈의 파편같은 샐러드를 입에 머금은 채
스무살의 남자는 AM 라디오와 같은 것이라고 나는 생각햇었다.
아무리 채널을 돌리고 고정해도 여자라는 이름의 전파를 잡을 수 없다.
잡지, 못한다....
심야의 FM처럼 선명한 눈물 앞에서 나는
전원이 꺼진 라디오처럼 우두커니 앉아 있었다.
무언가 큰 잘못을 저지른 기분이 들었다.
스무살의 여자 역시,
남자가 수신할 수 없는 전파와 같은 것임을 안 것도 꽤나 오랜 세월이 지나서 였다.
실은 그녀도 무엇을 어떻게 해야할지 몰랐을 것이다.
젊은 결국 단파 라디오와 같은 것임을,
좋은 쪽이든 나쁜 쪽이든 모든 연애의 90%는 이해가 아닌 오해란 사실을.....
스무살 무렵의 우리는 누구도 알지 못했다.
어쨌거나 우리는 스무살이었고,
좋든 싫든 연애의 대부분은 운에 의지 할 수 밖에 없는 나이였다.
박민규 /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
출처 : FREE-ZONE
글쓴이 : gungwool 원글보기
메모 :
'favorite'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You`ve got a friend - Carole King (0) | 2009.10.15 |
---|---|
[스크랩] 떨림 (0) | 2009.10.13 |
[스크랩] 혼자 있기를 좋아했다 (0) | 2009.10.13 |
[스크랩] 꿈은 인생의 행복한 길이다 (0) | 2009.10.13 |
[스크랩] 영화『야수』중에서 (0) | 2009.10.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