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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불었다. 나는 비틀거렸고, 함께 걸어주는 이가 그리웠다. 바람 속을 걷는 법 / 이정하아무도 없는 뒤를 자꾸만 쳐다보는 것은 혹시나 네가 거기 서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이다. 그러나 너는 아무데도 없었다. 낙엽이 질 때쯤 나는 너를 잊고 있었다. 색 바랜 사진처럼 까맣게 너를 잊고 있었다. 하지만 첫눈이 내리는 지금, 소복소복 내리는 눈처럼 너의 생각이 싸아하니 떠오르는 것은 어쩐 일일까. 그토록 못 잊어 하다가 거짓말처럼 너를 잊고 있었는데 첫눈이 내린 지금, 자꾸만 휑하니 비어 오는 내 마음에 함박눈이 쌓이듯 네가 쌓이고 있었다. 첫 눈 / 이정하 그녀는 눈 내리는 날을 참 좋아했었습니다.첫눈 내리면 어디에 있던지 꼭 만나자고 약속도 했었는데..혹시라도 우리가 헤어져 있더라도 꼭 다시 한번 얼굴은 보자며,새벽 기차 타고 눈 내리는 날, 어디론가 여행도 떠나보자며,그렇게 많은 이야기 나눴었는데.이 눈 보며 그녀도 나처럼 그 모습 떠올리고 있을까요?어쩌면 다른 사랑과 올해 첫눈이라며 행복해하느라나는 까맣게 잊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하지만, 바보같은 나는 그 약속 어쩌면 그녀도 기억하고 있을거라고 믿고 싶습니다.나처럼 잠든 사이 내린 눈을 창문 열어 바라보며내 생각을 하고 있을거라고 믿고 싶습니다.지금은 어떤 모습으로 살고 있는지갑자기 그녀, 더 그리워집니다.한사람을 잊기엔 충분한 시간이 흐른듯 한대,아직도 그녀가 생각나는걸 보면그녀는 사랑할 때도 날 그렇게 힘들게 하더니,헤어지고 난 후에도 날 잡고 놔주질 않네요.사랑할때나, 사랑이 지나간 지금이나,나에게 힘든 사람일 운명이었나 봅니다.난 아직도 첫 눈 내린 아침,그녀에게 제일 먼저 전화해서 창밖을 좀 보라고,하얗게 눈이 내렸다고, 전해주고 싶은데......아니겠지요.그래선 안되는 것이겠죠...그녀는 예전처럼 저에게 아무렇지 않은 목소리로 제 안부를 묻고,그렇게 또 아무렇지도 않게 하루를 시작하겠죠.목소리라도 듣게 되면 난 하루 종일 아무것도 할수가 없어지는데....그녀는 아니겠지요...난 아직도 많이 부족한가 봅니다.많은 시간이 흘렀는데도 아직 그녀를 잊지 못해지나가며 이야기 했던 그 사람의 한마디가내리는 눈을 보니 마치 어제일처럼 자꾸만 생각나게 되는것을 보면....그 사람 지금 생각하니 자기가 좋아하던 눈처럼하얗고 차가운 사람이었나 봅니다.내 가슴에까지 눈을 내리고 가버렸습니다.하지만 그녀는,내겐 여전히 첫눈 내리면 그리운 사람일 것입니다.우리는 살아가면서 많은 사람과 만나고 또한 헤어진다만남과 이별의 반복속에서 우린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른다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고 했건만우린 그것보다 더한 만남도 그저 쉽게 생각하고 쉽게 헤어진다가슴깊이 간직되어지는 그런 만남그저 스쳐가는 인연이 아닌서로를 보듬어주고 감싸안아줄수 있는 그런 인연한 마디의 말도 조심스럽게 하는보이지 않는 배려로 상대방을 생각하는작은것이라도 소중하게 생각하는 그런 사람이 그립다서로를 이해하고 서로를 배려할줄 아는 그런 만남으로 점점 더 깊어가는 인생길에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여정의 동무로가슴을 열고 도란도란 얘기를 나누며서로를 바라보며 웃어줄수 있는 그런 사람이 그립다밤이 새도록 같이 있어도 낯설지 않고 풀어도 풀어도 끝이 없는 이야기 보따리에동녘하늘이 붉게 물들어 오는것도 모른체같이 있고싶은 그런 사람이 그립다오늘은 저 벤취에 앉아아스라이 멀어진 그 옛날을 회상하며옆에 있어도 없는듯이 편안한 그런 사람을 그리워 한다
♬ 이현우 - 헤어진 다음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