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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령 두 사람 사이에 생기는 혐오감 내지는 권태감 같은 것을,한쪽은 느끼는데 다른 한쪽은 느끼지 않을 수 있을까.나는 그의 입에서 손을 떼지 않고 천천히 몸을 반바퀴 돌려,그와 마주보는 꼴로 평상에서 내렸다.무릎위에서 문고본이 떨어졌다.그의 코와 턱과 입술이 따스했다.하지만 그는 내손가락을 차갑게 느꼈을 것이다.에쿠니 가오리 / 낙하하는 저녁 男너는 언제든 쉬었다 가라고 했지만, 나는 그럴수가 없었어..그렇게 내가 잠시 쉬었다 훌쩍 떠나면 니가 얼마나 아득할까..나는 그 생각만 해도 아득해졌었거든..내 빈자리를 아쉬워 할 너를 생각하면서 너의 사랑을 확인하고,몰래 뿌듯해 하는 이기적인 사랑..그래..알지.. 아는데 그런 감정을 즐기기엔 난 너를 너무.. 끝까지.. 완전히 좋아했어.니가 조금이라도 불편하거나 아픈건 무조건 싫었어.만약에 니가 걸어가는 길에 뭔가 더러운 것이 놓여 있었다면니가 잠깐 다른 곳 보는 사이에 그걸 손으로 치워 버렸을거야.. 이런 날 이해할 수 있니? 없지.. 없을거야..아무리 밀고 당기는게 사랑법이라고 해도, 아무리 주는 것만이 사랑은 아니라고 해도, 나는 그 말이 귀에 들어 오지가 않았어.주는 것만 하기에도 너무 바빴어.. 그러고도 너무 불안했어. 아무말도 듣고 싶지 않아. 지금은 너 원망하기에도 너무 바빠.女어떤 사람들은 그런 환상들을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당신과 헤어질 바엔 차라리 죽어 버리겠다.당신이 죽으면 나도 따라 죽겠다.그런 고백에 대한 환상 같은 거..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상상 속에서만.. 아닐까?아무리 좋아하는 사람이라고 해도 정말 그 사람이 내 앞에서 금방 죽을 듯이 행동한다면, 누구라도 뒷걸음질 치지 않을까? 니가 했던말 기억나니?며칠전에 우리가 전화로 싸운던 날..넌 나한테 너무나 화가나서 통화내내 니가 압정을 밟고 있는 것도 몰랐다고.. 전화를 끊고 보니 피가 나더라고..너는 태연히 말했지만, 나 그때 정말 무서웠어..내가 받을 수 있는 만큼만 사랑해 달라고 했잖아.내가 그런것처럼 너도 나한테 매달리지 말라고..그냥 쉬었다 가라고 내가 부탁했잖아.난 이미 니가 무서워.. 그래서 더 늦기 전에 말하는거야.부탁인데? 나 좀 이제 놔줘...지금 니가 나 붙잡으면 나 정말 싫을거 같아.이소라의 음악도시 / 그 남자 그 여자함박눈은 연애와 비슷하다.내릴 때는 넋이 나갈 정도로 아름답고그 눈부신 흰 빛깔로 온 세상을 뒤덮어 황홀하게 변모시킨다.그러나 시간이 지난 후엔얼어붙어서 까다롭고 위험해지거나녹아서 추적추적 지저분해질 뿐이다유시진 / 함박눈길을 가다 우연히정말 우연히 그대가 내 곁을 스쳐 가면 어떻게 할까모르는 척 아닌 척 지나쳐도 몇 걸음 못 가서 뒤돌아보게 되고울컥, 달려 나온 그리움 때문에 눈물부터 고이겠지아니야 돌아 설 수 없어 꾹 참고 가던 길을 가야 해이만큼 지내 왔는데 돌아서면 꽃이 지듯 그대 모습 지워질지 모르잖아준비 없는 마음에갑자기 쏟아진 그리움 때문에 다시 담을 수도 없고아프긴 해도, 오랫동안 사랑으로 머물 수 있도록지금처럼 그리움을 담고 지낼 수 있게..그대가 내 곁을 스쳐 가면 / 윤보영사랑이 아스라이 사라져도,한때 우리는 참 많이 사랑했다는 것,그래서 그 사랑이 몹시 아름다웠다는 것,그 조차 잊지는 말자.시간이 지나서 사랑했던 감정이 남아 있지 않아도돌이켜 보니 아무것도 아니었다 해도사랑이 아니었다고 말하지는 말자.그것이 우리를 설레게 했던 사랑에 대한 예의. 김수현 / 100% 스무 살 중에서
♬ 왕꽃선녀님 OST - 그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