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남자 나는 여자
그렇게 제 할일만 하고 살면
되는 줄 알았습니다
글쟁이는 잉크에 미쳐야 하고
그림쟁이는 물감에 미쳐야 한다기에
나도 무언가에 미쳐 살면
그 뿐인 줄 알았습니다
글쟁이도 그림쟁이도 아닌 내가
그릇에 밥만 담을 줄 알았지
사랑 한 술 담을 줄을 몰랐습니다
때론 식탁에 김치보다 꽃 한 송이가
더 절실하다는 걸 몰랐습니다
나이 불혹에서야 당신 밥알에
돌이 씹힌다는 걸 알았습니다
차마 뱉지 못하고 이가 아리도록
꾹꾹 씹어 삼켰다는 걸 알았습니다
당신이 내민 커피 한 잔에
아픈 눈물이 씹힙니다
출처 : FREE-ZONE
글쓴이 : gungwool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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