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이름은 그림자
- 김 동 규 -
당신은
마치 맑은 거울속에 들어있는 그림자와 같아서
아름다운 모습을 내게 보여주기만 할 뿐,
손에는 하나 잡히지도 않으면서
거울 표면에 매달리려고 안간힘을 쓰다가도
못내 미끄러져 버리고 마는 물방울처럼,
나를 그렇게 만들어 놓습니다.
당신은
투명한 유리창 너머로 반사되는 그림자와도 같아서
내 가까이 다가온다는
형상만을 보이게 하여만 줄 뿐,
좀처럼 함께 있다는 느낌이 들도록 하여 주시지는 않습니다.
당신은
저 호수위의 수면에 젖어있는 달빛의 그림자와 같아서
때 되면 살며시 내게로 찾아와
가슴 속 가득히 당신에 대한 간절한 그리움만 더 채워놓고선
흔적 없이 또 달아나고 맙니다.
당신은
내 눈망울 속에 남아있는 잔상과도 같아서
눈감고 살며시 당신을 안아보는 나의 두 팔 안에서
하나 남아있는 한숨 속에서
덩그라니 몸부림으로 떨다 지친 당신의 여운
당신은 그 여운 하나만을 남겨 둔채로
오늘도 내 곁에서
또 그렇게 쉽게 떠나가고 맙니다.
'poem'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랑 하는 마음 내게 있어도 - 나 태 주 (0) | 2012.04.17 |
---|---|
님이여 - 한용운 (0) | 2012.04.17 |
[스크랩] 바람 부는 날 - 유종화詩, 曲 홍순관,이미랑,수니,이제하,김원중 노래 (0) | 2012.04.11 |
효색 - 김시습 (0) | 2012.04.03 |
[스크랩] 그대의 별이 되어 (0) | 2012.03.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