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em

지나간다 - 천양희

orchid mom 2012. 8. 5. 08:41

 

 

 

 

 

 

-  지나간다 -

 

 

 

바람이 분다

살아봐야겠다고

벼르던 날들이 다 지나간다

세상은 그래도 살 가치가 있다고

소리치며 바람이 지나간다

 

지나간 것은

그리워 진다고 믿었던

날들이 다 지나간다

사랑은 그래도 할 가치가 있다고

소리치며 바람이 지나간다

 

절망은

희망으로 이긴다고 믿었던

날들이 다 지나간다

슬픔은 그래도 힘이 된다고

소리치며 바람이 지나간다

 

가치있는 것만이

무게가 있다고 믿었던

날들이 다 지나간다

 

사소한 것들이

그래도 세상을 바꾼다고

소리치며 바람이 지나간다

 

바람소리 더 잘 들으려고 눈을 감는다

'이로써 내 일생은 좋았다'

말할 수 없어 눈을 감는다

 

 

 

- 천양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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