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em

슬픈 발라드 - 최삼용

orchid mom 2012. 11. 1.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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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슬픈 발라드 / 최삼용
가을이 익어 터질 듯한 햇살을 물고  
잘 닦아진  유리창 너머를 투과한 오후
지난 밤 나는 나만의 그리움 한점을 
방바닥에 투신한 찌그러진 볕빛에 말려 봅니다
혼자를 지키는 가슴에 내 심장을 얹어 드리지만
같은 땅에 살면서도 가슴 맞대어 
어깨 한번 못 두드려주는 우리 입니다
그래서 그냥 먼 빛에서 지켜만 보는 아픈 나였습니다
시인이지만 시인답지 않은 심장에서
사랑하지만 사랑할 수 없는 아픈 그림자를 읽습니다
참 보고 싶다는 한마디만 
10월 마지막 속으로 사라져간 지난 밤,
그날처럼 둥근달은 꽃으로 피었었고 
노랫말이 우리들의 전설을 닮아있어
아슬프게 흐르는 음악을 누이니
벌거벗은 내 고독이 아픈 그리움 하나를 걸쳐 입힙디다
그래도 나는 이 계절이 춥지 않음은  
먼빛에서라도 그댈 볼 수 있는 까닭이기에
그대 향한 내 넋두리는 아직도 즐겨 밤을 지새나 봅니다
눈 뜨면 안보여도 눈 감으면 볼 수 있는 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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