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em

자살 - 류시화

orchid mom 2012. 11. 22. 11:31

 

 

 

 

 

 

- 자살 -

 

 

 

 

 

눈을 깜빡이는 것마저

숨을 쉬는 것마저

힘들 때가 있었다...

때로 저무는 시간을 바라보고 앉아

자살을 꿈꾸곤 했다

한때는 내가 나를 버리는 것이

내가 남을 버리는 것보다

덜 힘들 것이라고 생각했다

나무가 흙 위에 쓰러지듯

그렇게 쓰러지고 싶었다

그러나 나는 아직

당신앞에

한 그루 나무처럼 서 있다.....

 

 

 

 

- 류시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