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em

나루 - 손동욱

orchid mom 2012. 12. 3. 13:45

   

나루 / 손동욱

                              

 

 

 

그 곳에선

날마다

기다림이 날개를 달고

그리움이 날개를 달고

 

마침내 그의 쓸쓸한 눈빛 하나 빼곡한 시멘트 협곡에 떠 다니면

저 빌딩 숲 사이 어디든 주막등 하나 내 걸리고

조각배 하나 팔랑이며 生을 건너간다

그에게서 눈길조차 떼지 못한채

아, 고립무원孤立無援의 가을이고 만다 나는

그렇게도 많은 등불들이 바람에 휩쓸려 다니고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가슴 안으로

쇠주나 흘려 넣으면

술잔이 쓰러지는 어디에나

나풀거리는 저 조각배 돛은 바람이 가득하다

 

그 곳에선

날마다

그는 내게 손을 흔들고

그래도 나는 아무 일 없는 얼굴로 편지를 쓴다

그 사람 카카오스토리에 '그대'만 적혀도

눈앞에 왈칵

강물이 쏟아 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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