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em

너무 많이 사랑해 버린 아픔 / 김동규

orchid mom 2013. 5. 8. 15:52

 

 

 

 

 

 

 

너무 많이 사랑해 버린 아픔 / 김동규


 


딱, 고만큼만 사랑하려 했었다
때로는 잊고 살고 그러다 또 생각나고
만나서 차 마시고, 이따금 같이 걷고,
그리울 때도 있지만 참을 수 있을 만큼
고만큼만 사랑하리 생각했었다

더 주지도 말고 더 받지도 말고
더 주면 돌려받고 더 받으면 반납하고
마음 안에 그어 놓은 눈금 바로 아래만큼만
나는 너를 채워두리 마음먹었었다

우연히 주고 받은 우리들의 생각들이
어쩌면 그리도 똑같을 수 있느냐고,
약속한 듯 마주보며 행복 하게 웃을 만큼
고만큼만 너를 사랑하려 했었다

너의 안부 며칠째 듣지 못 해도
펄펄 끓는 열병으로 앓아눕지 않을 만큼
고만큼만 나는 너를 사랑하려 했었다
딱, 고만큼만
딱, 고만큼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