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em

[스크랩] 멀리서 빈다 . . . . . . . . . . 나태주

orchid mom 2014. 10. 1. 10:01

 

 

 

 

 

가을에는
기도하게 하소서  
낙엽들이 지는 때를 기다려 내게 주신
겸허한 모국어로 나를 채우소서

가을에는
사랑하게 하소서  
오직 한 사람을 택하게 하소서
가장 아름다운 열매를 위하여 이 비옥한
시간을 가꾸게 하소서

가을에는
호올로 있게 하소서 
나의 영혼
굽이치는 바다와
백합의 골짜기를 지나
마른 나뭇가지 위에 다다른 까마귀같이

 
 가을의 기도           . . . . . . . . . .          김현승

 

 

 

 

 

 

어딘가 내가 모르는 곳에
보이지 않는 꽃처럼 웃고 있는
너 한 사람으로 하여 세상은
다시 한 번 눈부신 아침이 되고

어딘가 네가 모르는 곳에
보이지 않는 풀잎처럼 숨 쉬고 있는
나 한사람으로 하여 세상은
다시 한 번 고요한 저녁이 온다

가을이다

부디 아프지 마라

 

부디 아프지마라 .....나태주

 

 

출처 : 두엄자리
글쓴이 : 조각의top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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