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em

자화상 / 윤동주

orchid mom 2016. 3. 4. 10:28

 

 

 

 

 

자화상 / 윤동주

 

 

 

 

산모퉁이를 돌아 논가 외딴 우물을

홀로 찾아가선 가만히 들여다 봅니다.

 

우물 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 펼치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가을이 있습니다.

 

그리고 한 사나이가 있습니다.
어쩐지 그 사나이가 미워져 돌아갑니다.

 

돌아가다 생각하니 그 사나이가 가엾어집니다.
도로 가 들여다 보니 사나이는 그대로 있습니다.

 

다시 그 사나이가 미워져 돌아갑니다.
돌아가다 생각하니 그 사나이가 그리워집니다.

 

우물 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 펼치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가을이 있고 追憶처럼 사나이가 있습니다.

 

 

 

 

'poem' 카테고리의 다른 글

첫사랑 外 / 양광모  (0) 2016.03.18
밥 / 천양희  (0) 2016.03.10
가슴 속에 품고 있는 윤동주 시 9편  (0) 2016.02.23
보이지 않아도 / 정갑숙  (0) 2016.02.17
여행관련 / 김경주  (0) 2016.02.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