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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있으면 아마 아무도 우리를 찾지 못할거야
그리고 이곳 사람들은 우리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겠지.
조금 늦었지만 그렇게 우리 둘이 다시 새롭게 시작할 수 있을거야.
여긴 비록 아주 작은 동네이긴 하지만 평온하게 살 수 있을 것 같아.
왜냐하면 내 옆에는 네가 있을거고 네 옆에는 내가 있을테니까
그것만으로 그 어떤 걱정도 녹을테니까.
우선 자그마한 집을 구해 예쁜 화단을 만들자.
여름에는 화단 앞에서 밥을 먹고,
겨울에는 한 장의 담요를 나란히 뒤집어 쓰고 커피를 마시자.
화단 옆에서 화단이 내는 소리를 들으며 살아가자.
난 너를 위해 상점에서 일을 시작할게.
비록 많은 돈은 벌지 못하겠지만 정말 많은 게 필요 없을 거야.
내가 일이 끝나고 돌아오길 기다려줄래?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근처 가게에 들러 너와 함께 마실 와인과 치즈를 사갈게.
우리 둘이 작은 테이블에 앉아 그걸 기분만큼 나눠 먹는거야
물론 그전에 넌 네가 좋아하는 작은 초를 몇 개 켜두겠지.
그동안 내가 너 때문에 저질러야 했던 수만 가지 실수들과
죄책감들을 잊고 밤새도록 아주 긴 이야기를 나누자.
여기라면 우리가 꼭 무엇이 될 필요는 없어
그저 둘이 서로를 의지하면서 살면 되는거야. 아주 조용하게
전화도 필요하지 않을 것 같아. 아플 일이 없을테니 약도 필요 없을 거야.
전화가 필요하면 네 귀에 대고 말하면 되고
약이 필요하면 서로의 이마에 오래 손을 얹고 있으면 될 테니까.
세상에 없는 새로운 색깔도 만들자.
세상에 없는 인형들도 만들자.
만약 너와 내가 각자 살다가 문득 사는 게 견딜 수 없이 고달파지면
여기서 만나는 것으로 하자.
기억해줘.
내가 너에게 이야기했던 이곳, 녹스빌을
김동영 / 너도 떠나보면 나를 알게 될거야
출처 : FREE-ZONE
글쓴이 : gungwool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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