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em

[스크랩] 내 생에 단 한번

orchid mom 2009. 4. 22. 12:53


원래 사랑하는 마음 자체가 어리숙하고 바보스럽지 않은가.

빨리 내 마음에 들어오라고 해서 때맞춰 얼른 들어오고

이제 됐으니 나가라고 하면 영악하고 신속하게 나가 주는 게 아니다.

느릿느릿 들어와 어느 덧 마음 한 가운데 턱하니 버티고 앉아

눈치 없이 아무 때나 불쑥불쑥 튀어나오고

힘들고 거추장스러우니 제발 나가 달라고 부탁해도

바보같이 못 알아듣고 꿈쩍도 않는다.


장영희 / 내 생에 단 한번
출처 : FREE-ZONE
글쓴이 : gungwool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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