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cture

[스크랩] (선거사무소)최인호와 김점선의 그림세계

orchid mom 2012. 3. 8. 12:42

▲ 김점선의 "무제" - 최인호의 소설 "방생" 중에서
ⓒ2004 유영수

"그림, 소설을 읽다"는 우리 시대의 화가가 동시대에 이미 하나의 문학적 업적으로 평가받는 소설에서, 새롭게 그림을 창작해 한 자리에서 선보이는 새로운 시도이다. 이 전시회는 그림과 소설의 적극적이고도 독립적인 만남이라는 차원의 이벤트라는 점에서 이채롭다.

문학평론가들이 각 소설가의 대표작에서 명문장 50개를 추리고, 다시 화가가 그 중 20개를 뽑아 그림으로 표현해 내는 작업을 거친 작품들을 그 소설 속의 문장과 함께 감상해 보고자 한다.

▲ 김점선의 "무제" - 최인호의 소설 "황진이 1" 중에서
ⓒ2004 유영수
... 그 뱀은 너의 고운 잠자리를 파고들어 독기로 너의 얼굴을 핥고, 빛나는 비늘로 너의 몸을 씻었다. 그리고 너의 몸을 타고 올라 날름이는 혀로 너의 잠든 혼을 불러내어 천년보다 깊은 정을 맺어 너의 끓어 오르는 피 속에 뜨거운 정액을 뿌리었거늘 황진이, 그대는 그 뱀이 너의 몸이 죽어 한 줌의 흙이 될 때까지 너의 몸을 감고 있음을 어이 긴 한숨 한번 내보이지 않고 참아내었던가...
(최인호의 소설 "황진이 1" 중에서)

▲ 김점선의 "무제" - 최인호의 소설 "미개인" 중에서
ⓒ2004 유영수
...문둥이의 아이들이, 우리가 가끔 바지를 내리고 오줌을 싸던 강 건너편에서 아, 아, 문둥이의 새끼들이 이쪽으로 건너온다. 그 애들은 어떻게 생겼을까. 불알이 다섯갤까, 눈썹이 없을까, 저녁이면 우리들의 가슴을 면도칼로 자르고 간을 빼먹으려 들지도 몰라...
(최인호의 소설 "미개인" 중에서)


▲ 김점선의 "무제" - 최인호의 소설 "침묵의 소리" 중에
ⓒ2004 유영수
...그리고 녀석은 거리에 세워져 있는 우유배달 자전거에서 우유병 통을 들어 내려 놓더니 글쎄 그 위에 올라타고는 내게 일언반구도 없이 휘웅이 밝아오는 한강 쪽을 향해 달려갔단 말이야. 물론 그 자전거야 쌔벼 탄 것이지...
(최인호의 소설 "침묵의 소리" 중에서)

▲ 김점선의 "무제" - 최인호의 소설 " 두레박을 올려라" 중에서
ⓒ2004 유영수
...우리는 서로의 성기에 꽃을 꽂았다. 그것은 마치 우리의 몸 속에서 피어난 꽃과 같은 모습이었다. 서로의 성기에 꽂힌 꽃들은 우리의 내부에 쑥과 같이 흐르고 있는 젊음의 수액에 뿌리를 내리고 피어로는 꽃과 같이 아름다웠다...
(최인호의 소설 "두레박을 올려라" 중에서)


▲ 김점선의 "무제" - 최인호의 소설 "천상의 계곡" 중에서
ⓒ2004 유영수
...엎드려 절을 하는 내 뇌리 속으로 어머니와 노인이 다정히 서로 부축하며 남산의 숲길을 걷던 환영이 선명하게 떠올랐다. 그 환영은 두 사람이 다정하게 손을 잡고 성도(聖都)를 찾아 함께 순례의 길을 떠나는 것처럼 보였다...
(최인호의 소설 "천상의 계곡" 중에서)


▲ 김점선의 "무제" - 최인호의 소설 "영가" 중에서
ⓒ2004 유영수
...할머니의 노랫소리는 강물이 흘러가듯 이어져 그녀의 깊은 곳에서부터 흔들리고 있었다. 할머니의 얼굴은 이미 할머니의 얼굴이 아니었고 마치 갓 피어오르는 꽃송이처럼 환히 생기에 차 오르고 있었다...
(최인호의 소설 "영가" 중에서)

▲ 김점선의 "무제" - 최인호의 소설 "술꾼" 중에서
ⓒ2004 유영수
...그는 석양을 향해 우는 거위처럼 목 쉰 소리를 냈다.
"아주마니, 나 술, 술 마시러 왔시오??"
그는 자기 말을 믿어달라는 듯 애원하는 시선을 보냈다...
(최인호의 소설 "술꾼" 중에서)


▲ 김점선의 "무제" - 최인호의 소설 "돌의 초상" 중에서
ⓒ2004 유영수
...전성기 때의 그 생식기관 속에 넘쳐 흐르던 청춘과 힘, 활력, 여인을 괴롭히던 무분별한 욕정, 심신의 살을 갉는 쾌감, 그 모든 것을 상실하고 성기는 그 곳에 매달려 있었다. 그래서 그것은 시들어빠진 나뭇가지처럼 보였다.
(최인호의 소설 "돌의 초상" 중에서)

▲ 김점선의 "무제" - 최인호의 소설 "사행" 중에서
ⓒ2004 유영수
...그런데 또 하나 기묘한 것은 거울과 거울이 중복이 되면 똑같은 나의 입상, 좌상들이 일렬로 무한한 퍼레이드를 벌이는 것이다. 그것은 참으로 굉장한 경이었다. 포개어지고 포개어지는 또하나의, 또하나의, 또하나의 나...
(최인호의 소설 "사행" 중에서)

Piano Princess / Tears of spring 
 
출처 : 원호영의 행복한 세상만들기
글쓴이 : 원호영 원글보기
메모 :

'picture'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김점선의 그림들  (0) 2012.03.08
[스크랩] 김점선 그림  (0) 2012.03.08
[스크랩] 추사의 그림들  (0) 2012.02.14
[스크랩] 그림자를 그리다  (0) 2012.01.12
[스크랩] 장태묵 화백의 화실  (0) 2011.12.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