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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김점선-그림과시

orchid mom 2012. 3. 8. 12:46

 

 

 

 



  풀숲에 누운 그녀가
   낮은 음자리로 호흡하고 있다



   수십 년 걸어온 굳은살 박힌
   발자국들이 퇴행성 관절의 무게로
   허공에 던져지고
   맨발로도 당당한 그녀가
   머리카락 풀어헤치고
   얼굴 근육 풀은 채 정물이 된다



   수고했다
   애썼다
   고단했지
   물안개가 몸 안으로 스며든다
   등뒤로 전해지는 흙 냄새
   뿌리 깊은 땅의 눈물이다



   커피도 시도
   사랑도 미움도 없는 화폭 속으로
   소리 없이 들어서는
   낯선 내가 맨발이 되어
   그녀와 함께 누워버린다


   휴식/목필균
   그림 /김점선
   How, Where, When♬

출처 : 김윤선 (부연)한지공예
글쓴이 : 김윤선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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