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em

엽서 - 허후남

orchid mom 2012. 10. 10. 15:32

 

 

 

 

 

 

- 엽서 -

 

 

 

 

오늘은 진종일 바람이 불고

서걱서걱 부스러기 떨어지는

마른 기억 한 줌

어눌하게 그대 이름 부르다가

나직히 안부 묻는다

 

그대가 즐겨 부르던 노래 한 소절

어스럼 지는 쓸쓸한 이 저녁

내 마음 한 편에

등불처럼 걸게 해다오

 

둘러보면 낯선 웃음들

어색한 표정 지은 채 엎질러져

드러누운 행간

 

그립다 그립다

문득 이 한마디로도

코 끝 매워지는 사람아

몇 줄의 안부는

그대 이름에 스며들지 못하고

푸른 빛으로 뚝뚝 번지고 있구나

바람이 진종일 부는 오늘에서야

 

 

 

 

- 허후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