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em

헐거워짐에 대하여 - 박상천

orchid mom 2012. 10. 18. 13:21

        - 헐거워짐에 대하여 -

        맞는다는 것은 단순히 폭과 길이가 같다는 걸 말하는 게 아닌가 봅니다 오늘 아침 내 발 사이즈에 맞는 250 미리 새 구두를 신었는데 하루 종일 발이 그렇게 불편할 수 없어요 맞지 않아요 맞는다는 것은 사이즈가 같음을 말하는게 아닌가 봅니다. 어제까지 신었던 신발은 조금도 불편하지 않았어요 맞는다는 것은 어쩌면 조금 헐거워지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서로 조금 헐거워지는 것 서로가 서로에게 편안해지는 것 서로가 서로에게 잘 맞는 게지요 이제 나도 헐거워지고 싶어요 헌 신발처럼 낡음의 평화를 갖고 싶어요 발을 구부리면 함께 구부러지는 헐거운 신발이 되고 싶어요
             - 박상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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