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em

열애 - 이수익

orchid mom 2012. 10. 22. 11:11

 

 

 

 

 

 

 

- 열애 -

 

 

 

 

때로 사랑은

흘낏

곁눈질도 하고 싶지.

남몰래 추억도 만들고 싶지.

어찌 그리 평생 붙박이 사랑으로

살아갈 수 있나.

 

마주 서 있음

만으로도

그윽이 바라보는 눈길만으로도

저리 마음 들뜨고 온몸 달아올라

절로 열매 맺는

나무여, 나무여, 은행나무여.

 

가을부터 내년 봄 올 때까지

추운 겨울 내내

서로 눈 감고 돌아서 있을 동안

보고픈 마음일랑 어찌 하느냐고

 

네 노란 연애편지 같은 잎사귀들만

마구 뿌려대는

아, 지금은 가을이다. 그래, 네 눈물이다.

 

 

 

 

- 이수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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