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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물위에 쓴 시 - 정호승

orchid mom 2012. 12. 24. 13:27

 

 

 

 

 

물위에 쓴 시 / 정호승

 

 

 

 

내 천개의 손 중
단 하나의 손만이 그대의 눈물을 닦아 주다가


내 천개의 눈 중
단 하나의 눈만이 그대를 위해 눈물을 흘리다가


물이 다하고 산이 다하여 길이 없는 밤은 너무 깊어
달빛이 시퍼렇게 칼을 갈아 가지고 달려와
날카롭게 내 심장을 찔러


이제는
내 천개의 손이 그대의 눈물을 닦아줍니다
내 천개의 눈이 그대를 위해 눈물을 흘립니다

 

 

 

 

 

 

 

출처 : FREE-ZONE
글쓴이 : gungwool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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