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em

[스크랩] 내가 너를

orchid mom 2015. 4. 13. 08:57

    내가 너를...

     

     

    어떤 시인이 그랬다.

    ' 너랑 나랑 한 번 바뀌어 봤으면 좋겠어 '

    ' 그래야 내가 너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알 수 있잖아 '

     

     

    나태주 :

    1945 년 충남 서천 - 40 여년 이상을 초등 선생님으로 있다가 퇴임 후

    지금은 공주 문화원 원장

     



     

    처음에 이런 깔끄므레한 시를 쓴 시인 나태주라고 하기에

    그 인상을 연상했었드랬다.

    젊은 남자이며

    곱상하고 작고 귀엽게 생겼을 것이며

    머리는 풀어 그 가락이 하늘로도 땅으로도 뻗쳐있을 것이며  

    착해서 어리버리한 표정을 지을 줄 아는 사람일 것이며

    딴 세상을 보는 다른 눈동자가 있어 눈이 풀린 듯 할 것이며

    의외로 섹시할 것으로 생각했다.

    - 할아버지 일 줄은 전혀 몰랐더랬다. ^^

    저 시를 쓰던 그때쯤엔 그랬을지도

     

    풀꽃이 교과서에 오르면서 유명세를 탄 시인. 풀꽃 시인으로까지 불린다.

    호를 풀꽃으로 해야할 운명.. 풀꽃 나태주.

     

    그의 시집 <선물>을 죽 훓어본다

     

    풍경:

    이 그림에서 / 당신을 뺀다면 / 그것이 최악의 인생입니다

     

    좋다

    좋아요 / 좋다고 하니까 나도 좋다.

     

    사는 법:

    그리운 날은 그림을 그리고

    쓸쓸한 날은 음악을 들었다/

    그리고도 남는 날은 너를 생각해야만 했다.

     

    꽃1:

    다시 한 번만 사랑하고 / 다시 한 번만 죄를 짓고/ 다시 한 번만 용서를 받자.

     

    두여자:

    한 여자로부터 버림받는 순간 시인이 되었고

    한 여자로부터 용납되는 순간 남편이 되었다.

     

    동백

    짧게 피었다 지기에 꽃이다

    잠시 머물다 가기에 사랑이다.

     

     

    내게도 저런 순박한 서정성이 있을까 하고 나를 뒤져 보았다.

     

    설득:

    안아봐야 사랑이라는 것을

    설득해도 안되는 그대가 밉다.

     

    오늘:

    꽃이 지고말면 그 뿐

    세월도 가고나면 그 뿐

    오늘/ 오늘 하자 응?

     

    두여자:

    두 여자를 사랑했었다

    한데 지금은 젖가슴이 헷갈린다.

     

    흔적:

    내 인생에서 너를 뺐더니

    내 욕망의 흔적조차 사라져버렸네.

     

    풀꽃2:

    오래 해야 사랑스럽다.

    섬세한 손길이 예쁘다.

    너가 그렇다.

     

    만남:

    그대를 만나고 싶은 건

    하고 싶기 때문이고

    그대와 하고 싶은 건

    이젠 헤어질 시간이 오기 때문이죠.

    그래야

    멀리서 또

    그대를 또 그리워하게 될테니까요.

     

    자위:

    혼자 할 때

    내 생각해줘라는 그 말이 이 세상에 가장 아름다웠습니다.

     

    내 시:

    요염 / 방탕이 시의 옷을 입고

    혹시나 시같이 보일까 하여 끄적이는 요설

     

    작성자 꽃과성

     

     

     

     

     

출처 : 두엄자리
글쓴이 : 조각의top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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