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리지 않는 섬
꽃망울을 피어 올린 몸짓은 힘겹다
눈뜨지 못할 아침이 찾아와
나무를 흔들어 깨우고
햇귀는 그늘을 지운다
그가 손을 내밀었을 때
풀꽃은 잠시 흔들렸다
가슴깊이 물이 스며
들숨 날숨이 뒤섞인 섬강은
뿌리 속으로 물이 들었다
물떼새 날갯짓 따라 흐른다
눈감으면 발목에 감기는 강물소리
그는 울음을 강바닥에 묻었다
그가 내 손을 잡았을 때
나는 달맞이꽃과 같아서
그에게 가서 입을 맞춘다
풋잠처럼 씨앗처럼
- 섬강에서 / 장시우
고요함으로 그윽함으로 온다 그것은
가벼이 토해버릴 수없는
오로지 가슴으로만 만나지는 말
눈을 감고 마음을 닫아도 물러나지 않고 달려오는 언어
거부할 수없는 몸짓으로 출렁임으로
온통 가슴속을 흔들어 놓는 그 말
사랑, 그것은
들리지 않는 소리로도 말 할 수 있고
말하지 않아도 들리어오는 깊은 곳에서의 울림
쉬이 들어 낼 수 없는 간절함의 그 말
냇물의 흐름같이 잠잠히 스미는 느낌
사랑, 그것은
소리 없이 다가와서 온몸으로 휘감겨드는
밀쳐낼 수 없는 설렘의 언어, 사랑
무어라 표현할 수 없는 영혼의 떨림
그렇게 온다 언제나 사랑은
부드러운 흔들림의 그 황홀한 눈부심으로
- 사랑 그것은 / 장기연
실연을 극복하는 데 최대의 적은 ‘미련’이다.
미련에 사로잡혀 있는 한, 실연은 절대로 극복할 수 없다.
의식적으로라도 미련을 머릿속에서 내몰아야 하지만 말처럼 쉽지는 않다.
불쑥불쑥 떠오르는 미련에 이겨낼 장사는 없기 때문이다.
- 심리학이 연애를 말하다 中 / 이철우
고이 품고
홀로 갈무리하려 해도
바다 위에서
구름 사이에서
은하수 속에서
불쑥불쑥 돋지 않는가
틈만 보이면 살포시
부푼 가슴으로 심은 씨앗이
어찌 향기 높지 않으리
- 그 미소 / 임영준
남녀 관계에는 분명히 운명적인 요소가 있다.
이루어질 사랑이라면 어떻게 해서라도 이루어지고
깨질 사랑이라면 무슨 일이 있어도 깨진다.
이치로만 따질 수 없는 묘한 구석이 있는 것이다.
누구에게나 운명적인 만남의 그 사람이 나타나고 누구나 실연을 경험한다.
한 번의 실연으로 그 자리에 털썩 주저앉기보다
다음번 운명의 사람을 찾기 위해 털고 일어서야 한다.
어쩌면 그 사람은 바로 지금 당신 옆에 있을지도 모른다.
- 심리학이 연애를 말하다 中 / 이철우
우리는 이렇게 자신의 결여를 깨달을 때의 그 절박함으로 누군가를 부른다.
이 세상에서 한 사람이 다른 한 사람을 향해 할 수 있는 가장 간절한 말,
‘나도 너를 사랑해’라는 말의 속뜻은 바로 이것이다.
‘나는 결여다.’
- 정확한 사랑의 실험 中 / 신형철
슬픔은 차고 모가 났다
차고 모가 난 세상이
구워낸 것이라
그렇게
희고, 짭짤하게
시퍼런 배추 속을 간 절이는 것일까
그러나, 그의 눈물에서는
아직도 싱싱한 배추밭 냄새와
배추꽃 냄새
소금기를 조용히 털어내면서
밤새 타오르는 불꽃
- 그의 눈물 / 정숙자
전화를 보면
너는 전화 속에 있다
책장을 넘기면
너는 어느 새 글 속에 어린다
만남을 꿈꾸면
나의 눈동자 속에 너의 모습은
이미 기쁨을 뿌리고
안녕은 어느 새
눈물을 내 가슴에 심는자
너도 그럴까?
- 사랑이 슬픈 또 한 가지 이유 / 정구양
미련을 느끼는 정도에는 개인차가 있다.
또한 연애에 대해 얼마나 몰입했는가도 미련을 느끼는 정도에 영향을 미친다.
지금 실연의 고통을 겪고 있다면 미련에 대해 측정해봄으로써
자신이 실연을 극복하는 데 얼마나 걸릴지 짐작해볼 수 있을 것이다.
점수가 높으면 높을수록 실연을 극복하는 데 걸리는 시간도 길어진다고 봐야 한다.
특히 점수가 높은 사람이라면 실연 극복에 1년 이상 거릴 것임을 각오해야 할 것이다.
- 심리학이 연애를 말하다 中 / 이철우
사랑이여,
안개꽃 사이로
너를 그려 본다
불러도 대답할 리 물론 없지만
더러는 아련한 미소로 다가와
별이 되고, 꽃이 되고
바다가 되는 내 사랑
흔들리는 창문 너머로
노래가 되고, 목숨이 되는
내 사랑 너를 위하여
- 안개꽃 사이로 / 전재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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