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언덕 / 최삼용(바브시인) 현실과 타협치 못해 흔들리는 삶을 부축하며 머리 식히기에는 이보다 더 좋은데는 없으리 봄을 갈무리 하기도 전에 벌써 가을... 여름은 언제 왔다 갔다는 말인가요? 세상 들여 앉히는 또 다른 방식을 배우려 바다로 나섰습니다 이 기회에 나는 나만의 여름을 버리고 때 놓친 가을을 낚아야겠지요
아직은 그늘 찾아 타락 타락 내려앉고 바람의 살륙이 행장처럼 행해지는 이곳에서 음계 없는 파도가 부르는 장송가를 듣습니다 낚싯줄의 어신 찌처럼 이리저리 떠돌다가
동백의 꽃 몸 닮아 통 채로 떨어져 내리더라도 이 자리가 내 자리라면 더없이 좋겠습니다 돌지 않는 풍차에 바람이 밤새도록 울고 가도 바다가 풀어내는 파도의 호곡은 이승에서 못다 한 내 노래라고 못냄이 내 얼굴을 눈물에 끼운 그 사람에게 종언처럼 남겨둘 싯귀 한 줄 적어 놓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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