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 피었다 / 나호열
바라보면
기쁘고도 슬픈 꽃이 있다
아직 피어나지 않아 이름조차 없는 꽃
마음으로 읽고 눈으로 덮어버리는
한 잎의 향기와 빛깔
가슴 속 깊은 곳에서 솟구쳐 오르는 향일성 向日性의
시간의 촛대 위에 담쟁이 넝쿨 같은 촛불을 당기는 일
내 앞에서 너울대는 춤추는 얼굴
그 그림자를 오래 지켜보아야 한다는 것이
기쁘고
또 슬프고
출처 : 두엄자리
글쓴이 : 조각의top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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