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em
"남자들은 말이야. 여자를 왜 만나지?그러니까 여자입장에서 보기에, 남자들이 여자를 사귀는 목적이결국엔 한번 자보고 싶어서는 아닐까, 그런 의심이 들기도 하거든.그런데 살다보면, 거꾸로, 만나자마자 먼저 그걸 해버린 경우도 있잖아.그랬을 때, 그 남자가 그 여자를 계속 만나는 이유는 뭘까?공짜 섹스 파트너, 혹시 그런거야?""케이스 바이 케이스지.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어.사실 여자들이 짐작하는 것만큼 남자들이 육체에 그렇게 집착하는 건 아니야.아, 육체에'만' 집작하는건 아니라는 뜻이야.""그럼 어떤 남자는 책을 맨 뒷장부터 읽기도 한단 말이지? 맨 앞까지?""그런 여자가 있다면 그런 남자도 있지 않을까.글쎄, 남자나 여자나 사랑에 빠지는 이유는 비슷할 것 같아.연애란 게 결국엔 이 거친 세상에서 마음 붙일 데를 찾는 거 아니겠어?체온을 나누고 싶고 기대고 싶고 소통하고 싶고.지향점이 같다면, 몸이 좀 앞서 나가는 건 큰 문제가 아니라고 보는데?"정이현 / 달콤한 나의 도시 서양 사상에서 주장하는 오래 되고 우울한 전통이 있다. 사랑이 보답받을 수 없기 때문에 욕망은 더 커진다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 따르면 사랑은 방향일 뿐 공간은 아니다. 목표를 성취하면, (침대에서건 어떤 식으로건) 사랑하는 사람을 소유하면 소진되어 버린다.가장 매력적인 사람은곧바로 우리에게 입맞춤을 허락하는 사람이나절대 우리에게 입맞춤을 허용하지 않는 사람이 아니라,수줍어하며 그 양 극단 사이로 우리를 이끄는 사람이므로."그래요. 그리고 음, 정말 슬픈 얘기죠. 두 당사자가 평등한 상태에서, 서로 똑같이 줄 준비가 된 상태에서 관계가 형성되어야 하는 거에요. 한쪽은 얼른 한번 즐기고 싶어하고 다른 쪽은 진정한 사랑을 원할 때에는 관계가 성립되면 안 되죠. 거기서 모든 고민이 생기는 것 같아요. 불균형이 있기 때문에. 사람들이 자신에 대해서, 자신이 인생에서 뭘 원하는지에 대해서 확신을 가지지 못하기 때문에."Essays in Love / Alain de Botton사춘기 시절에 외모만 보고 이성을 흠모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열렬히 구애하여 결혼하고 살다가 얼마 안가서 상대방이 싫어지는 일이 생긴다. 내면적인 세계, 취미와 정서, 더 나아가 인격과 가치관. 이런 깊이를 가진 세계가 시간이 흐르면서 드러난다. 처음에는 나타나지 않던 이런 내면세계가 시간이 흐르면서 그 사람을 좋아할 수 있거나 혹은 싫어할 수 있게 하는 요소로 작용하기 시작한다. 그래서 좋아할 수 있게 하는 요소는 사랑할 수 있게 하는 요소보다 더 복잡하고 차원이 높다. 인간은 강제결혼이 아닌 이상 누구나 사랑하기 때문에 결혼하고, 그래서 사랑이 먼저 온다. 그러나 "내가 상대방을 진심으로 좋아하는가?" 하는 문제는 결혼 후 세월이 흐르면서 나타난다. 윤석철 / 경영학의 진리체계 사랑은 되돌려 받을 것을 생각하고 빌려주는 게 아니라 그냥 주는 것이다. 지금 주고 싶은 만큼 다 주고 그 다음엔 잊어버려야 한다. 그가 내가 준 사랑을 받고 얼마나 고마워할까를 예상하고 주는 것이 아니라그냥 주고 싶어서 주는 것이어야 한다. 사랑은 현금인출기가 아니다. 내가 적립한 만큼의 사랑을 되돌려 받을 수는 없다. 시간이 지난 후에도 되돌려 받을 사랑이 안 남아 있을 수 있고, 추억이란 이름으로 간직할 것이 하나도 없을지도 모른다. 내가 준 사랑이 흔적도 없이 허공으로 흩어지고, 텅 빈 마음에 아픈 이별만 가시처럼 박고 돌아서야 할지도 모른다. 내가 이만큼 사랑했으니, 당연히 우리 사랑의 포인트는 이만큼 적립됐을 거라는 기대는 접어야 한다. 사랑해서 주었고, 사랑해서 안았다면 그걸로 된 거다. 돌이켜보면 그가 내게 아무것도 안 준 게 아니다. 내가 사랑한다고 말하면서 느낀 기쁨, 내가 지켜줄 거라며 안았을 때의 환희, 이대로 둘만 어딘가로 사라지면 좋겠다고 느꼈던 벅찬 감정을 내게 주었으니까. 조진국 / 고마워요, 소울메이트 중에서
♬ 그 여자 작사 그 남자 작곡 OST - Way Back Into 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