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em

[스크랩] 2101th Story

orchid mom 2009. 4. 12. 08:00


"남자들은 말이야. 여자를 왜 만나지?

그러니까 여자입장에서 보기에, 남자들이 여자를 사귀는 목적이

결국엔 한번 자보고 싶어서는 아닐까, 그런 의심이 들기도 하거든.

그런데 살다보면, 거꾸로, 만나자마자 먼저 그걸 해버린 경우도 있잖아.

그랬을 때, 그 남자가 그 여자를 계속 만나는 이유는 뭘까?

공짜 섹스 파트너, 혹시 그런거야?"

"케이스 바이 케이스지.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어.

사실 여자들이 짐작하는 것만큼 남자들이 육체에 그렇게 집착하는 건 아니야.

아, 육체에'만' 집작하는건 아니라는 뜻이야."

"그럼 어떤 남자는 책을 맨 뒷장부터 읽기도 한단 말이지? 맨 앞까지?"

"그런 여자가 있다면 그런 남자도 있지 않을까.

글쎄, 남자나 여자나 사랑에 빠지는 이유는 비슷할 것 같아.

연애란 게 결국엔 이 거친 세상에서 마음 붙일 데를 찾는 거 아니겠어?

체온을 나누고 싶고 기대고 싶고 소통하고 싶고.

지향점이 같다면, 몸이 좀 앞서 나가는 건 큰 문제가 아니라고 보는데?"


정이현 / 달콤한 나의 도시



서양 사상에서 주장하는 오래 되고 우울한 전통이 있다.

사랑이 보답받을 수 없기 때문에 욕망은 더 커진다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 따르면 사랑은 방향일 뿐 공간은 아니다.

목표를 성취하면, (침대에서건 어떤 식으로건)

사랑하는 사람을 소유하면 소진되어 버린다.


가장 매력적인 사람은

곧바로 우리에게 입맞춤을 허락하는 사람이나

절대 우리에게 입맞춤을 허용하지 않는 사람이 아니라,

수줍어하며 그 양 극단 사이로 우리를 이끄는 사람이므로.


"그래요. 그리고 음, 정말 슬픈 얘기죠.

두 당사자가 평등한 상태에서,

서로 똑같이 줄 준비가 된 상태에서 관계가 형성되어야 하는 거에요.

한쪽은 얼른 한번 즐기고 싶어하고

다른 쪽은 진정한 사랑을 원할 때에는 관계가 성립되면 안 되죠.

거기서 모든 고민이 생기는 것 같아요.

불균형이 있기 때문에.

사람들이 자신에 대해서, 자신이 인생에서

뭘 원하는지에 대해서 확신을 가지지 못하기 때문에."


Essays in Love / Alain de Botton



사춘기 시절에 외모만 보고 이성을 흠모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열렬히 구애하여 결혼하고 살다가

얼마 안가서 상대방이 싫어지는 일이 생긴다.
 
내면적인 세계, 취미와 정서, 더 나아가 인격과 가치관.

이런 깊이를 가진 세계가 시간이 흐르면서 드러난다.
 
처음에는 나타나지 않던 이런 내면세계가 시간이 흐르면서

그 사람을 좋아할 수 있거나 혹은

싫어할 수 있게 하는 요소로 작용하기 시작한다.
 
그래서 좋아할 수 있게 하는 요소는

사랑할 수 있게 하는 요소보다 더 복잡하고 차원이 높다.
 
인간은 강제결혼이 아닌 이상 누구나

사랑하기 때문에 결혼하고, 그래서 사랑이 먼저 온다.

그러나 "내가 상대방을 진심으로 좋아하는가?" 하는 문제는

결혼 후 세월이 흐르면서 나타난다.


윤석철 / 경영학의 진리체계



사랑은 되돌려 받을 것을 생각하고 빌려주는 게 아니라 그냥 주는 것이다.

지금 주고 싶은 만큼 다 주고 그 다음엔 잊어버려야 한다.

그가 내가 준 사랑을 받고 얼마나 고마워할까를 예상하고 주는 것이 아니라

그냥 주고 싶어서 주는 것이어야 한다.

사랑은 현금인출기가 아니다.

내가 적립한 만큼의 사랑을 되돌려 받을 수는 없다.

시간이 지난 후에도 되돌려 받을 사랑이 안 남아 있을 수 있고,

추억이란 이름으로 간직할 것이 하나도 없을지도 모른다.

내가 준 사랑이 흔적도 없이 허공으로 흩어지고,

텅 빈 마음에 아픈 이별만 가시처럼 박고 돌아서야 할지도 모른다.

내가 이만큼 사랑했으니,

당연히 우리 사랑의 포인트는 이만큼 적립됐을 거라는 기대는 접어야 한다.

사랑해서 주었고, 사랑해서 안았다면 그걸로 된 거다.

돌이켜보면 그가 내게 아무것도 안 준 게 아니다.

내가 사랑한다고 말하면서 느낀 기쁨,

내가 지켜줄 거라며 안았을 때의 환희,

이대로 둘만 어딘가로 사라지면 좋겠다고 느꼈던

벅찬 감정을 내게 주었으니까.


조진국 / 고마워요, 소울메이트 중에서



































♬ 그 여자 작사 그 남자 작곡 OST - Way Back Into Love

출처 : FREE-ZONE
글쓴이 : gungwool 원글보기
메모 :

'poem'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2103th Story  (0) 2009.04.12
[스크랩] 2102th Story  (0) 2009.04.12
[스크랩] 2100th Story  (0) 2009.04.12
[스크랩] 다이제스트 41  (0) 2009.04.12
[스크랩] 기다리는 인생  (0) 2009.04.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