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편 / 천양희 뒤편 / 천양희 성당의 종소리 끝없이 울려퍼진다 저 소리 뒤편에는 무수한 기도문이 박혀 있을 것이다 백화점 마네킹 앞모습이 화려하다 저 모습 뒤편에는 무수한 시침이 꽂혀 있을 것이다 뒤편이 없다면 생의 곡선도 없을 것이다 poem 2016.03.23
밥 / 천양희 밥 / 천양희 외로워서 밥을 많이 먹는다던 너에게 권태로워 잠을 많이 잔다던 너에게 슬퍼서 많이 운다던 너에게 나는 쓴다 궁지에 몰린 마음을 밥처럼 씹어라 어차피 삶은 너가 소화해야 할 것이니까 poem 2016.03.10
자화상 / 윤동주 자화상 / 윤동주 산모퉁이를 돌아 논가 외딴 우물을 홀로 찾아가선 가만히 들여다 봅니다. 우물 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 펼치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가을이 있습니다. 그리고 한 사나이가 있습니다. 어쩐지 그 사나이가 미워져 돌아갑니다. 돌아가다 생각하니 그 사나이가.. poem 2016.03.04
보이지 않아도 / 정갑숙 보이지 않아도 / 정갑숙 바람. 보이지 않아도 풀잎을 흔들고 태풍. 보이지 않아도 나무를 흔들고 너. 보이지 않아도 나를 흔들고 보이지 않는게 보이는 것보다 힘이세다 poem 2016.02.17
내가 너를 / 나태주 내가 너를 / 나태주 내가 너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너는 몰라도 된다. 너를 좋아하는 마음은 오로지 나의 것이요, 나의 그리움은 나 혼자만의 것으로도 차고 넘치니까. 나는 이제 너 없이도 너를 좋아할 수 있다. poem 2016.02.17
슬픔의 돌 / 작자미상 슬픔의 돌 / 작자미상 슬픔은 주머니 속 깊숙이 넣어 둔 뾰족한 돌맹이와 같다. 날카로운 모서리 때문에 당신은 이따금 그것을 꺼내 보게 될 것이다. 비록 자신이 원치 않을 때라도... 때로는 그것이 너무 무거워 주머니에 넣고 다니기 힘들 때는 가까운 친구에게 잠시 맡기기도 할 것이다... poem 2016.01.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