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의 시 - 이용채 - 눈물의 시 - 세상에서 가장 맑은 눈물은 시의 눈물 세상에서 가장 슬픈 눈물도 시의 눈물 어떤 시가 자신이 가장 사랑하던 시어 하나를 잃었다 아무도 자신을 읽어 주는 맑은 마음들이 없음을 슬퍼하며 눈물을 쏟았다 그러나, 눈물을 언젠가 말라야 했다 또 다른 아름다운 시어를 찾아야만 했다 그때, 시는 또 한 번의 기쁨의 눈물을 쏟게 되리라 - 이용채 - poem 2013.01.16
만족 - 이해선 - 만족 - 진정한 만족은 원하는 것을 소유하는 것이 아닙니다. 원하는 마음으로부터 벗어나는 것입니다. 사랑도 물질도 원한다는 것은 고통입니다. - 이해선 - poem 2013.01.14
교정보는 법 - 문숙 교정보는 법 / 문숙 사랑할 때는 눈을 반만 뜨세요 관념을 버리고 기호만 보세요 상상력은 금물입니다 눈길이 새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하세요 내용을 놓치면 길을 잃습니다 너무 깊이 들여다보지는 마세요 대상이 흐려지고 구성이 흔들립니다 사랑은 견고한 눈길에 잘 무너집니다 관심.. poem 2013.01.10
슬픈 날의 눈 - 최삼용 슬픈 날의 눈/ 최삼용(바브시인) 빙점하의 응고 속에 보풀하게 피워올린 하얀울음 가중력 줄이려 수분무게 털어내고 몸으로 낙하산 만들었어요 떨어지면 아플까봐 포동포동 살 붙혔구요 훨훨 날개까지 달았나 봐요 나비처럼 나풀래며 내렸기에 능지참수야 면했다지만 수려한 순백의 관.. poem 2013.01.04
[스크랩] 깊은 밤 - 용혜원 깊은 밤 / 용혜원 적막한 밤 글을 쓰다가 졸음을 쫓아야겠다는 생각에 커피를 마신다 별이 빛나는 이 밤에 나는 쏟아지듯 다가오는 잠을 미루어 두어야만 한다 끝내야 할 일 해야만 할 일이 있기에 잠이 다가올 때마다 한 잔 한 잔 마신 커피가 벌써 다섯 잔이 되었다 일은 끝나가고 컵은 .. poem 2013.01.04
[스크랩] 벽 - 정호승 벽 / 정호승 나는 이제 벽을 부수지 않는다 따스하게 어루만질 뿐이다 벽이 물렁물렁해질 때까지 어루만지다가 마냥 조용히 웃을 뿐이다 웃다가 벽 속으로 걸어갈 뿐이다 벽 속으로 천천히 걸어 들어가면 봄눈 내리는 보리밭길을 걸을 수 있고 섬과 섬 사이로 작은 배들이 고요히 떠가는 .. poem 2013.01.04
[스크랩] 비오는 간이역에서 밤열차를 탔다 1 - 이정하 비오는 간이역에서 밤열차를 탔다 1 / 이정하 기차는 오지 않았고 나는 대합실에서 서성거렸다. 여전히 비는 내리고 있었고 비옷을 입은 역수만이 고단한 하루를 짊어지고 플랫폼 희미한 가로등 아래 서 있었다. 조급할 것도 없었지만 나는 어서 그가 들고 있는 깃발이 오르기를 바랐다. .. poem 2013.01.04
겨울편지 - 안도현 - 겨울 편지 - 흰 눈 뒤집어 쓴 매화나무 가지가 부르르 몸을 흔듭니다 머지않아 꽃을 피우겠다는 뜻이겠지요 사랑은 이렇게 더디게 오는 것 이겠지요 - 안도현 - poem 2012.12.31
[스크랩] 바람이여 - 정호승 바람이여 / 정호승 바람이고 싶어라 그저 지나가버리는, 이름을 정하지도 않고 슬픈 뒷모습도 없이 휙하니 지나가버리는 바람. 아무나 만나면 그냥 손잡아 반갑고 잠시 같은 길을 가다가도 갈림길에서 눈짓으로 헤어질 수 있는 바람처럼 살고 싶어라. 목숨을 거두는 어느 날 내 가진 어떤.. poem 2012.12.28
농담 - 이문재 - 농담 - 문득 아름다운 것과 마주쳤을 때 지금 곁에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하고 떠오르는 얼굴이 있다면 그대는 사랑하고 있는 것이다 그윽한 풍경이나 제대로 맛을 낸 음식 앞에서 아무도 생각하지 않는 사람 그 사람은 정말 강하거나 아니면 진짜 외로운 사람이다 종소리를 더 멀리 내.. poem 2012.12.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