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여자 - 이근대 한여자 / 이근대 한 여자가 있었습니다 그 여자는 나의 친근한 숙소였습니다 그 여자가 만드는 밥과 반찬은 풍요로운 잔치상이었고 그 여자가 제공하는 방과 이불은 세상의 모든 꽃밭처럼 온화했습니다 꿈속에서 내가 강물에 떠내려갈때면 그 여자는 강가의 나무가지가 되어 나를 잡아.. poem 2013.07.09
[스크랩] 비 오던 날.....용혜원 쏟아져 내리는 비가 온몸을 흐르고 심장까지 채우고 넘쳐흐르는 날이 있다 온 세상이 비에 젖고 있는데 왜 나만 유독 갈증이 날까 왜 갑자기 삶에 회의를 느껴질까 왜 갑자기 삶이 무의미해질까 무언가 자꾸만 입 안에 쏟아붓고만 싶어진다 모든 허무가 다 씻겨내리도록 괜스레 눈물이 .. poem 2013.07.05
[스크랩] 부치지 못한 다섯개의 엽서 ...이정하 부치지 못한 다섯개의 엽서 ...이정하 하나. 마음속 서랍에는 쓰다가 만 편지가 가득 들어 있습니다. 그대에게 내 마음을 전하려고 써내려가다가, 다시 읽어보고는 더이상 쓰지 못한 편지. 그대에게 편지를 쓴다는 건 내 마음 한 조각을 떼어내는 것이나 다를 바 없습니다. 아는지요? 밤이.. poem 2013.07.04
[스크랩] 비오는 날 비오는 날 - 천양희- 잠실 롯데백화점 계단을 오르면서 문득 괴테를 생각한다 괴테의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생각한다 베르테르가 그토록 사랑한 롯데가 백화점이 되어 있다 비가 내리고 있었다... 친구의 승용차 소나타lll를 타면서 문득 베토벤을 생각한다 베토벤의 '월광 소나타' 3악.. poem 2013.07.03
내가 사랑하는 여자 - 이근대 내가 사랑하는 여자 / 이근대 한 장 크리넥스 티슈같은 여자, 입은 옷이 얇아 마음이 훤히 다 들다보이는 여자, 마음 속에 숨긴 뼈가 강해 보이지만 몸 속에 흐르는 피가 순한 여자, 그 여자가 사랑이라는 다리를 건너올 때 소나기는 쏟아지고 다리 위에 서서 나를 찾는 여자, 불어난 강물.. poem 2013.06.27
[스크랩] 시학 시학 A. 매클리시 시는 감촉할 수 있고 묵묵해야 한다 구형의 사과처럼 무언이어야 한다 엄지손가락에 닿는 낡은 훈장처럼 조용해야 한다 이끼 자란 창턱의 소맷자락에 붙은 돌처럼 시는 말이 없어야 한다 새들의 비약처럼 시는 시시각각 움직이지 않아야 한다 마치 달이 떠오를 때처럼 .. poem 2013.06.26
무엇이 무거울까? - 크리스티나 로제티 무엇이 무거울까? / 크리스티나 로제티 무엇이 무거울까? 바다 모래와 슬픔이 무엇이 짧을까? 오늘과 내일이. 무엇이 약할까? 봄꽃들과 청춘이 무엇이 깊을까? 바다와 진리가.... poem 2013.06.20
[스크랩] 울지마라 울지마라 최석근 누구를 사랑한다는 것 솜털 구름처럼 둥둥 가볍다가 아픈 꽃이 되어 비처럼 쏟아진다 또 누구를 그리워한다는 것 하루는 늘 비워지지 않다가 등을 돌리면 가슴을 지려 밟고 오는 밤이 낯선 손님으로 다가 선다 이별은 가슴 끝에서 머물고 붙잡지 못할 정이 더 깊어 서로 .. poem 2013.06.19
[스크랩] 영수증 /최영미 영수증 하느님 아버지 여기 제가 왔습니다 당신이 불러주지 않아도 이렇게 와 섰습니다 제게 주어진 시간을 빈틈없이 채우고 마지막 셈을 마쳤으니 부디 영수증 하나 끊어주시죠 제 것이 아닌 시간도 가끔씩 넘보며 훔치며 짐을 쌌다 풀었다 한세월 놀다 갑니다 지상에서 제가 일용한 양.. poem 2013.06.18
[스크랩] 난잘있어요. 가끔은 말이다.. 언뜻 떠오르는 사람이 있다 잘 있는지. 잘 살고 있는지. 보고 싶은 사람이 있다 '난 잘 있어요' 라는 말을 듣고 싶은 사람이 있다... poem 2013.06.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