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 이후 - 문정희 이별 이후 / 문정희 너 떠나간지 세상의 달력으론 열흘이 되었고 내 피의 달력으론 십년이 되었다 나 슬픈 것은 네가 없는데도 밤 오면 잠들어야 하고 끼니 오면 입안 가득 밥알 떠 넣는 일이다 옛날 옛적에 그 사람 되어가며 그냥 그렇게 너를 잊는 일이다 이 아픔 그대로 있으면 그래서 .. poem 2013.09.11
[스크랩] 비밀 . 비밀 詩 / 김희정 너를 생각 하는데 내가 왜 만질 수도 없는 곳이 아프냐 어느새 네게 물이 들어 나붓, 나붓, 흔들리는 명주 수건 같은 마음을 내가 보여 줄 수가 있나 네가 보잔들 내 놓을 수가 있나 그냥 허허로운 빈 속에 감추어 두고 자취가 없어도 찌르르하며 뭉텅 떨어지던건 말 못.. poem 2013.09.09
물빛 - 마종기 물빛 / 마종기 내가 죽어서 물이 된다는 것을 생각하면 가끔 쓸쓸해집니다 산골짝 도랑물에 섞여 흘러내릴 때 그 작은 물소리를 들으면서 누가 내 목소리를 알아 들을까요 냇물에 섞인 나는 흐르면서 또 흐르면서 생전에 지은 죄를 조금씩 씻어내고 외로웠던 저녁 슬펐던 영혼들을 한 개.. poem 2013.09.05
[스크랩] 지극히 그리워지는 날있다 지극히 그리워지는 날있다/김홍성 사랑하고 있으면서 내가 넉넉하게 받지 못했고 내가 넉넉하게 주지 못한것이 있기에 채우기위해 그리움으로 흔들렸다 아무것도 가질수없는 공허한 빈 공간에서 엄마의 배속에서 태어나 중년이 되기까지 수없이 흔들렸다 나뭇잎이 반짝이며 흔들려 춤.. poem 2013.09.03
[스크랩] 멀리서 빈다.....나태주 어딘가 내가 모르는 곳에 보이지 않는 꽃처럼 웃고 있는 너 한 사람으로 하여 세상은 다시 한 번 눈부신 아침이 되고 어딘가 네가 모르는 곳에 보이지 않는 풀잎처럼 숨 쉬고 있는 나 한 사람으로 하여 세상은 다시 한 번 고요한 저녁이 온다 가을이다, 부디 아프지 마라. 멀리서 빈다....나.. poem 2013.08.29
[스크랩] 만월 / 박이화 만월 / 박이화 누군가 한 달에 한 번 노을처럼 붉디붉은 잉크로 장문의 연서를 보내왔다 미루어 짐작컨대 달과 주기가 같은 걸로 봐서 멀리 태양계에서 보내는 것으로만 알 뿐 그때마다 내 몸은 달처럼 탱탱 차오르기도 하고 질퍽한 갯벌 냄새 풍기기도 했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그 편지 .. poem 2013.08.28
[스크랩] 안부가 궁금한 사람 안부가 궁금한 사람 안부를 묻고 싶은 사람이 있습니다 뜨겁던 여름 안부가그리운 사람은 멀리서 혼자 애태울 그리움하나조차 보여주지않습니다 달이 밝은밤 달이 나뭇가지 위를 서성일때면 그가 더 그립습니다 잘지내리라 생각을 하면서도 행복한 밤을 보낼 것이라 믿으면서도 무작정.. poem 2013.08.26
[스크랩] 가을 길 가을 길 / 조병화 맨 처음 이 길을 낸 사람은 지금쯤 어디에 있을까 나보다 먼저 이 길을 간 사람은 지금쯤 어디를 가고 있을까 이제 내가 이 길을 가고 있음에 내가 가고 보이지 않으면 나를 생각하는 사람, 있을까 그리움으로, 그리움으로 길은 이어지며 이 가을, 어서 따라 오라고 아직, .. poem 2013.08.26
[스크랩] 조건없는 사랑 조건없는 사랑 선무도이계동 갈가리 찢겨 너덜 너덜 헤진 마음이 마음 아시는지요 그냥 이유도 없이 그대가 좋았을 뿐 별다른 뜻 없이 관심 안에 머무르길 바랬을 뿐인데 소통에 미숙한 나 나름 최선 다해 시선 받고 나니 사형선고라 세상도 인연도 두렵기만 합니다 나는 세상 향해 인연 .. poem 2013.08.16
[스크랩] 언덕 위, 또는 나지막한 들리움 /김정란 언덕 위, 또는 나지막한 들리움 김정란 나는 말들을 넘어선 고적함을 꿈꾸어요 한 송이 민들레의 지독한 섬세함 그리고 그것의 생의 결에 완전히 겹쳐지는 바람 오 내가 얼마나 깊이 그 열림을 이해한 것일까 내 가슴의 모든 섬모들이 그 바람을 따라 흔들려요 세상에 둘 곳 없는 흔들림, .. poem 2013.08.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