無題 - 박재삼 無 題 / 박재삼 대구 근교 과수원 가늘고 아득한 가지 사과빛 어리는 햇살 속 아침을 흔들고 기차는 몸살인듯 시방 한참 열이 오른다. 애인이여 멀리 있는 애인이여 이럴 때는 허리에 감기는 비단도 아파라 poem 2013.04.17
[스크랩] 그저 그립습니다 / 조병화(Love Came Here / Lhasa) 그저 그립습니다 / 조병화 나의 밤은 당신의 낮 나의 낮은 당신의 밤 세월을 이렇게 하루 앞서 사는 나의 세월 그 만큼 인생이라는 세월을 당신 보다 먼저 살아가는 세월 이여서 세상의 쓰라린 맛을 먼저 맛보고 지나가는 세월이지만 당신에게 전할 말이란 말 한마디 뿐이옵니다. 그저 그.. poem 2013.04.15
그는 - 정호승 그는 / 정호승 그는 아무도 나를 사랑하지 않을 때 조용히 나의 창문을 두드리다 돌아간 사람이었다 그는 아무도 나를 위해 기도하지 않을 때 묵묵히 무릎을 꿇고 나를 위해 울며 기도하던 사람이었다 내가 내 더러운 운명의 길가에 서성대다가 드디어 죽음의 순간을 맞이했을 때 그는 가.. poem 2013.04.10
[스크랩] 수(繡)의 비밀 / 한용운 수(繡)의 비밀 나는 당신의 옷을 다 지어 놓았습니다 심의도 짓고 도포도 짓고 자리옷도 지었습니다 짖지 아니한 것은 작은 주머니에 수 놓는 것뿐입니다 그 주머니는 나의 손때가 많이 묻었습니다 짓다가 놓아 두고 짓다가 놓아 두고 한 까닭입니다 다른 사람들은 나의 바느질 솜씨가 없.. poem 2013.04.10
그냥 - 오탁번 그냥 / 오탁번 - 내가 왜 좋아? - 그냥!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말이다 - 내가 왜 좋아? - 그냥! 나도 이 말 한번 해 봤으면! poem 2013.04.05
[스크랩] 빈손 - 이문주 빈손 / 이문주 누군가를 기다렸지요 메마른 대지에 쏟아지는 소낙비 같은 기다림을 가슴에 품고 살아 왔습니다 푸른 하늘도 늘 서글픔으로 바라 보면서 흐리더라도 차라리 포근한 구름을 가지려 했습니다 무심한 계절을 수 없이 돌고 돌아 사랑하기엔 조금 두렵지만 내 안에 담을 수 있.. poem 2013.04.02
오늘밤 저렇게 별이 빛나는 이유 / 안도현 오늘밤 저렇게 별이 빛나는 이유 / 안도현 우리가 바라보지 않으면 별은 빛나지 않는다네 오늘밤 저렇게 별이 빛나는 이유는 사랑이여, 내가 오래오래 그대를 바라보고 있다는 뜻이라네 그대와 나 사이에 가로놓인 그리움의 거리만큼 아득한 곳에서 오늘밤 저렇게 별이 빛나는 이유는 그.. poem 2013.04.01
[스크랩] 다가서기 다가서기 우련(祐練)신경희 내가 다가서기 전에 너는 들판에 서 있는 이름없는 들꽃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다가서 너를 부르고 너를 마주보고 웃었을 때 너는 나의 특별한 꽃이 되어 이름이 되었고 웃음이 되었다. 내가 다가서기 전에 너의 색깔도 너의 미소도 알 수 없었다. 내가 다가서.. poem 2013.03.28
후회 - 손상근 후회 / 손상근 꽃은 내 앞에 환히 웃고 있는데 가시 찔릴까 가슴 대지 못 하고 서성이다가 꽃은 저만치 가고 가슴은 찔린 아픔 보다 더 큽니다 poem 2013.03.27
황혼에는 - 손상근 황혼에는 / 손상근 저리 아름다워야 할거야 담담하고 순한 빛으로 스스로를 거두어 돌아가듯이 욕망도 패기도 정열도 사랑도 다 삭힌 뒤에야 저리 또렷하고 환한 얼굴 될 수 있을 거야 활활 타오른 후에야 순한 빛으로 남는 서쪽 하늘 태양처럼 poem 2013.03.27